"조지 베스트가 호날두보다 한 수위", 오닐 감독 발언 구설수

"호날두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그러나 조지 베스트는 수준이 다른 선수였다."

영국의 인터넷신문 '미러'가 게재한 마틴 오닐 아스톤빌라 감독(56, 북아일랜드)의 인터뷰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마틴 오닐 감독은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007~2008시즌 3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인터뷰 당시 마틴 오닐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 포르투갈)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선수이지만 북아일랜드대표팀 동료였던 조지 베스트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북아일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64경기에 출장했던 오닐 감독은 조지 베스트를 떠올리며 "조지 베스트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호날두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이므로 그의 등장을 베스트의 재림(再臨)으로 일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지 베스트는 수준이 다른 선수였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조지 베스트가 얼마나 뛰어났는지 말해 주겠다"며 "그는 1976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당시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미드필더 요한 니스켄스를 상대하면서 60분 동안 무려 7번이나 '알까기(공을 상대 두 다리 사이로 통과시키고 다시 드리블 하는 플레이)'를 성공시켜 니스켄스에게 굴욕을 줬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오닐 감독은 "이것을 엄청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시 네덜란드는 1974년과 1978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강한 팀이었고 베스트는 이미 그의 전성기를 한참 넘긴 시점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둘 다 활동 폭이 넓고, 득점에 능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라는 점은 공통점이다. 호날두는 충분히 칭찬받을만한 선수다. 그러나 조지 베스트는 '아주 특별했다'"고 의견을 표한 후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에서 호날두는 자신을 저평가한 마틴 오닐 감독을 앞에 두고 1골-3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전반 17분 예상 밖의 힐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호날두는 전반 33분 테베스의 다이빙 헤딩슛으로 이어진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려 첫 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8분 한 번 더 발뒤꿈치를 '가동해' 루니의 골을 도운 호날두는 후반 25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파고드는 루니를 향해 절묘한 오른발 아웃사이드 패스로 어시스트를 추가해 '어시스트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특히, 이날 호날두는 후반 17분께 자기 진영 미드필드 오른쪽에서부터 상대편 미드필드 정면까지 수비 3명을 따돌렸는데, 몸동작 하나하나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조지 베스트의 그것이었다.

호날두의 활약에 휘둘려 결국 0-4 대패를 당한 마틴 오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과 상대했다. 맨유가 흠잡을 데 없는 경기를 펼쳤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 팀이 한두 번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며 이번에는 호날두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