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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훈

청주 은파교회 목사·시인

최근 중국 광둥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남녀커플이 차들이 많이 왕래하는 도로 한 가운데서 다투기 시작했다. 남자가 성질을 못 참겠는지 웃통을 벗었다. 상대방 여자도 '네가 벗으면 내가 겁낼 줄 아느냐' 하는 식으로 여자도 윗옷을 벗어 던졌고, 한 술 더 떠서 아예 모든 옷을 다 벗어 버렸다. 알몸으로 삿대질을 하며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지나가던 행인들이나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도 멈추어 서서 알몸 싸움 구경하느라 일대 교통이 마비가 되고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이다.

두 사람중에 누구 한 사람이라도 참으면 될 것을 둘 다 질세라 옷을 벗어 가며 싸우는 모습에서 성격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바쁘고 급하고 인내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듯하여 씁쓸하다.

2,000여년전 초대교회 당시, 일반 백성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참으로 힘에 겨웠다. 헤롯대왕으로부터 과도한 세금으로 많은 소농이 이미 파산을 당했고, 많은 농부들은 더 큰 규모의 봉건 토지에서 소작농으로 일했다. 어떤 농부들은 땅이 없어 장터에서 일자리를 구해서 간헐적으로 일하는 일용 노동자로 살기도 했다. 로마제국의 여러 지역에서 귀족 지주들에 대한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귀족 지주들은 농부들에게 약속한 품삯을 지불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였다. 그로인해 곡물 부족으로 간혹 폭동이 일어날 정도로 살기가 어려웠다. 그런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야고보 사도는 하늘을 바라보며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농부처럼 살라고 교훈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역시 녹록하지 않다. 가끔 건축이 중단된 건물에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을 붙여 놓은 공사현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건축주가 돈이 없어 더 이상 건물을 올릴 수가 없어 건물이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그 동안 노임을 받지 못한 인부들이 본인들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건축주의 입장도 딱하지만 땀 흘려 노동한 댓가인 노임을 받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더 안타깝다. 그 상황에서도 우리는 농부처럼 묵묵히 하늘을 바라보며 참을 수 있을까·

인내하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내의 비결을 농부에게서 배워야 한다. 농부는 파종하자마자 곧바로 열매를 수확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먼저 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이른 비가 와야 하고, 마지막에 풍성한 열매가 열리고 성공적인 수확을 위해서는 늦은 비가 필요하다. 농부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비가 오기를 기대하고 기다리며 숫한 시간과 세월을 인내한다.

야고보 사도는 그렇게 인내의 신앙을 가진 사람을 소개하고 있다. 동방의 의인으로 불렸던 욥이다. 욥은 아내와 열 명의 자녀, 많은 재산을 소유한 부자였으며 하나님을 잘 섬기던 경건한 인물이었다. 그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는 고난을 당했지만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하나님도 가족들도 주위의 이웃들도 원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묵묵히 참고 인내하였다. 그가 농부처럼 기다리며 인내했을 때 결국 모든 것을 회복하는 아름다운 결과를 얻게 되었다.

우리는 조급하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조금 천천히 살자. 어렵고 힘든 일들을 겪을 때마다 농부처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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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