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이후를 대비한 대청호의 준비

이석천

K-water 대청댐관리단장

올해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예년보다 일찍 장마가 시작되었다. 댐 관리에 있어서 장마기간에는 홍수피해 예방이 핵심 업무이다.

홍수기 이전부터 시설을 점검·보완하고, 대책반을 편성하여 예행연습까지 실시한 뒤 장마에 대처하고 있다. 그런데 장마가 끝나면 대청호에는 또 다른 난제 두가지가 찾아온다.

그 첫 번째가 상류로부터의 생활쓰레기와 초목류가 혼합된 많은 량의 부유물 유입이다. 대청호에는 연평균 11,000㎥의 부유물이 유입된다.

2011년에는 1만9천㎥, 지난해에는 1만5천㎥의 부유물이 유입되어 수거에 연간 약 6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됐다.

부유물이 유입되면 처리비용도 문제지만 수질오염이 더 큰 문제이다. 대청호는 충청지역 400백만의 식수원이다. 부유물의 유입량을 줄이는 최선책은 사전에 발생량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 K-water(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물감시원제도를 운영하고 지역단체와 공조해서 쓰레기 투기를 단속 및 계도하고 있으며, 유역내에 산재된 쓰레기를 장마철 이전부터 지역주민, 지자체와 함께 수시 수거하고 있다.

이와같은 사전 저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유물이 호수내로 유입되면 신속한 수거가 다음 대책이다. 부유물의 신속한 수거가 가능하도록 금년에 노후된 부유물 차단막을 교체하였고 옥천군 추소리에 부유물 적치장 1개소를 추가 설치했다.

홍수기 고수위시에는 적치장이 침수돼서 수위가 낮아질 때 까지 수거작업을 기다려야만 했던 기존 석호리 적치장의 증고도 추진하였다. 그리고 많은 양의 부유물이 유입될 경우 군부대와 지자체에서 수거작업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협조체계도 구축해 놓았다.

장마철 이후에 찾아오는 두 번째 난재는 녹조현상 발생이다. 녹조현상이란 하천과 호소에서 일조량이 증가하고 수온이 상승하고 수중에 영양물질이 풍부해 지면 우리가 이끼류로 알고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조류)이 대량으로 증식하여 물이 녹색 또는 남색을 띄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는 긴 장마기간으로 하천에 유입되는 영양물질이 많아지고 일찍부터 기온이 높아져서 녹조현상이 그 어느해 보다 심각해 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청호 유역내에는 22만여명의 많은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나 하수처리율이 70% 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생활하수도 일부는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유입되고 있으며, 550㎢의 농경지와 약 290만 마리에 이르는 가축의 사육시설과 같은 비점 오염원에서도 많은 양의 영양염류가 유입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청호가 전국의 다목적댐 중 가장 많은 조류경보 발령 일수를 기록하고 있다.

녹조현상이 발생하면 시각적으로 좋지 않고 수돗물을 마실 때 냄새(풀냄새 등)가 발생돼서 불쾌감을 주지만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불쾌감을 주는 수돗물의 냄새도 오존과 활성탄을 사용하는 고도정수처리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조류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하수처리시설 확충, 분류식 하수관거 설치, 수변구역 관리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가시적인 수질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호수 내에서의 대책을 담당하고 있는 K-water에서는 호수로의 오염물질 유입량을 줄이기 위해서 도랑살리기 운동 전개, 친환경농업 장려 활동과 함께, 호수내에 인공 수초섬, 생태습지 등을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조류발생이 극심한 소옥천과 같은 지류에는 대청호 본류 및 취수부로 조류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류확산 방지막 및 수류 차단막과 같은 시설을 설치하였고, 녹조가 다량 발생시를 대비해서 황토 살포, 수중 및 수면 폭기기 가동, 조류 직접제거 등을 위한 준비를 해놓고 있다.

대청호의 부유물 유입과 녹조발생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설관리자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 유역내 환경기초시설이 조속히 확충되고 지역민의 협조가 우선되어야 한다. 지역민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부유물 및 오염물질 저감에 지속적으로 협조해 주고 관련 기관이 환경시설 확충과 효율적 관리에 힘을 모은다면 멀지않은 장래에 대청호의 수질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