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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광혜원성결교회 담임목사·수필가

'뭐든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 왔다. 사실 마음먹는다는 게 쉬울 수만은 없다. 마음이 허락하면 행동한다. 마음이 허락하지 않으면 귀찮고 짜증난다. "이것 좀 같이 해보자" 하면 "별로 마음이 없는데…" 하며 뿌리친다. "저 물건은 네 것이야" 라고 하면 "우와, 저건 내 마음에 쏘~옥 드는걸…" 하면서 반긴다. 이처럼 마음에 따라 행동이 정해진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타나는 동작과 현상에 의해 상대의 마음상태는 내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마음으로부터 흘러나온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오히려 화 내기 일쑤이다. 잘못된 일이 나에게 발생 했을 때, 누군가와 관계가 미묘하게 꼬였을 때, 그리고 갖가지 실수 등,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문제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표출되어 버린 나의 어리석은 행동의 결과라는 점이다. 그러니 남의 탓은 있을 수 없다.

나는 몇 개월 전부터 한동안 하지 못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거의 매일 7km씩 달리기를 한다. 마음이 게을러 나타난 몸의 결과는 뱃살뿐이었다. 운동하리라고 입이 닳도록 말했다. 작심삼일이 딱 맞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니 온통 말다짐만 무성했다. 그러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러닝머신에 올랐다. 천천히 걷다가 점차 뛰었다. 마음으로 먹었던 다짐이 행동으로 옮겨졌다. 그 뒤에 따라 온 것은 다리가 아프고 온 몸이 쑤시는 육체의 고통이었다. 만약 말로만 했다면 몸은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먹고 실천하면 몸에 무리가 되기도 하고 고통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고통은 잠깐이며 건강한 몸을 갖게 되리라는 기대가 있기에 오늘도 달리게 된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어떤 사람은 화를 잘 낸다. 화를 낸 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 무시당했다는 기분 때문이다. 그 기분은 마음상태이다. 분을 참지 못하여 일찌감치 들어낸 폭력, 욕설 등은 주어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늦어 버렸다. 한 순간에 드러난 마음의 병이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텅이로 빠져 버리고, 결국 남는 것은 벌집처럼 구멍 난 육체뿐이다.

이렇게 마음은 두렵고 고통스러운데, 나의 입 모양과 얼굴은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겠는가? 내 몸은 헐벗고 굶주려 있는데, 마음은 기쁨을 누리며 행복해 할 수 있는가? 나에게 처해져 있는 환경은 또 다른 환경과 상황을 만들어 낸다.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육체에 가해지고, 두려워 할 수밖에 없는 곤경에 빠진다면, 차라리 날 죽여 달라는 외침이 나오게 된다. 나는 일주일간 금식기도를 몇 차례 했었다. 음식을 끊는 육체적인 고통과 모험이 시작된다. 하루 이틀 지날수록, 내가 죽든지 아니면 나의 기도제목에 하나님께서 응답을 해 주시든지 결판을 보자하며, 또 다른 어마어마한 상황의 몸부림이 사무쳐 나온다. 이처럼 어떤 상황이든 의연한 태도와 마음먹기가 중요한 것 같다.

껍데기 같은 형식적인 것과 아무러치도 않은 척은 얼마든지 눈 가리고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길을 걷다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가 있다. 무릎이 깨지고 피가 나지만, 누군가가 다가와서 "어디 다친데 없냐" 라고 물으면, 의례 "괜찮다" 라고 대답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괜찮은 줄로만 알고 가던 길을 간다. 연약한 손가락에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도 아무런 아픈 표정도 안 짖고 있다면, 그냥 괜찮은 줄로만 알고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자신은 너무 쓰리고 아파서 도저히 못 견딜 상황이다. 이처럼 얼마든지 마음의 가식적 상황을 만들어 내어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다. 차라리 꾸미지 말고 아프다고 소리를 쳐보자. 그러면 누군가 듣고 고통의 가시를 빼 주지 않을까? 오늘날 우리는 어떤 일이든 마음 단단히 먹고 행동해야 한다. 행동만 하면 여태껏 가식적으로 숨겨왔던 혼자만의 고통속에서 말끔히 벗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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