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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

이충렬 (지은이) | 김영사, 408쪽, 1만8천원

청주시립도서관이 2013년 12회 책 읽는 청주 대표도서로 이충렬 작가의 '간송 전형필'을 선정했다.

이 책은 국내 최초 사립 미술관인 간송미술관 설립자이자 조선 제일의 수장가인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삶과 문화재 수집 이야기를 다뤘다.

이충렬 작가는 일제강점기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았으나 편안히 유유자적 사는 대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간송의 삶에 매료돼 철저하고 세심한 고증을 바탕으로 간송의 삶과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왜 간송이 문화재 수집에 모든 재산과 젊음을 바쳤는지, 그에게 어떤 번민과 고통이 있었는지, 그를 사로잡았던 한국의 미가 무엇이었는지, 실제 간송의 마음을 들여다보듯 생생하게 담아냈다.

책 내용은 간송 전형필의 장자인 전성우 화백이 공인하고 감수를 했다. 초고를 읽은 간송가(家)로부터 자료와 도판 협조를 받고 자문도 얻었다.

서울 종로 4가의 99칸 대가의 집 자손이었던 전형필은 '식민지 시대 조선 청년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도서 수집에 열정적이던 그는 독립투사이자 시대의 감식안이었던 오세창을 만나면서 삶에 큰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근역서화징'이라는 우리나라 역대 서화가들의 총서를 집필하고 있던 스승의 모습에 전형필은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온 재산을 털어서라도 일제가 빼앗으려는 문화유산을 조선 땅에서 지켜내고자 결심하게 된다.

이후 그는 억만금의 재산과 젊음을 바쳐 일본으로 유출되는 서화, 도자기, 불상, 석조물, 서적들을 수집해서 이 땅에 남겼다. 일본으로 건너간 문화재 중에서도 꼭 찾아와야 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서면, 값을 따지지 않고 조선 땅으로 돌아오게 했다.

또한 간송은 미술관을 세운 북단장에서 위창을 비롯한 고희동, 월탄 박종화, 청전 이상범, 심산 노수현 등 당대 서화가와 문사들과 교유하며, 이들의 후원자 역할을 한다. 암흑의 식민지 조선에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며 근대를 열었다.

간송은 개인적 치부가 아닌, 가치 있는 일에 재산을 사용하는 것이 부자의 진정한 소임이라고 여겼다.

간송은 값의 고하를 따지지 않고 명품 위주로 수집했기 때문에 많은 국보급 문화재를 모을 수 있었다.

일본에 유출된 '혜원전신첩(국보 제135호)'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되사왔고, 심사정이 타계 전해인 1768년 62세 때 그린 818센티미터에 이르는 발군의 대작 '촉잔도'는 보존 상태가 나빴음에도 불구하고 거금을 주고 샀을뿐더러 일본으로 보내 그림 가격만큼 많은 돈을 들여 보수했다.

1943년 '훈민정음'을 입수한 것은 특히나 극적이었다. '훈민정음'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전형필은 당시 집 열 채 값에 해당하는 1만원을 지불하고 입수했다. 한글 탄압을 일삼던 일제가 알면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하여 비밀리에 보관하다가 1945년 광복 후에 이를 공개했다. 우리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자 그 창제 동기가 분명히 밝혀진 '훈민정음'이 세상에 빛을 본 것에는 전형필의 숨은 노력이 컸다.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신윤복의 그림이 담겨 있는 '혜원전신첩(국보 135호)'은 전형필이 일본에서 찾아온 작품이다.

이외에도 고려청자, 조선백자, 김홍도와 정선의 그림, 김정희의 서화 등 최고의 문화재들이 전형필의 손을 거쳐 현재는 간송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간송미술관은 오는 8월 말까지 청주시립정보도서관 1층 문화사랑방에서 특별전시회 '진경시대전'을 연다.

이 전시는 매년 청주시가 '책 읽는 청주' 대표 도서로 선정한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간송미술관의 협조로 미술관 소장품인 진경산수 대가들의 작품을 영인본으로 전시한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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