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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26 17:40: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미혜

청주교육대학교 부설 충청교육연구소, 국어교육과 교수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는 헌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공교육이 위기라는 진단이 나온 지 오래다. 일부 부유층 자녀들의 사립학교 꼼수 입학 사건이나 부르는 게 값이라는 영어 유치원 등록금에 관한 기사가 일반 국민들에게 사회적 위화감을 주다 못해 피로감마저 느끼게 할 정도지만, 교육계의 산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공교육은 기약 없이 표류 중이다.

'공교육의 위기'가 당장 내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면 충북 지역으로 눈을 돌려 보자. 공교육의 미덕 중 하나는 공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을 실행하여 지역 간, 학교 간 격차를 줄이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학부모나 학생들이 학교교육에 많이 의존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충북 도내 64개 학교, 4,000여 명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활과 의식을 조사한 청주교육대학교 부설 충청교육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내 12개 시․군 간에 유의미한 지역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지역 간 교육 격차는 지역의 규모나 경제 수준과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데, 충북 지역 내의 지역 간 교육 격차도 유사한 경향성을 보였다. 군 단위 소재 학교에 비해 시 소재 학교 학생들의 가치관이나 자아 개념이 고르게 높았고, 주요 교과 수업에 대한 이해도도 대체적으로 지역 규모와 상관성을 보였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경험하는 부모로부터의 교육적 지원이 군 지역보다 시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이는 불가피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학교에 대해 가장 만족하고 있는 지역도, 가장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도 군 지역이었다. 지역의 규모로만 설명되지 않는 다른 변수들이 지역 격차에 작용하고 있고, 군 지역 학교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옥천군의 경우 예외적으로 가치관, 자아 개념, 수업 및 학교생활 전반에서 학생들의 인식이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났고 항목에 따라서는 시 지역 학생들보다 높은 인식을 보여주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교과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문항에 대해 옥천군 학생들은 군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은 물론 B시보다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교사와의 관계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나 교사에 대한 인식도 옥천군이 가장 긍정적이었다.

옥천군이 모든 조사 항목에서 일관되게 상대 우위를 보인 것과 정반대로 K군은 상당히 부정적인 지표를 보여주었다. K군 학생들의 경우 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과 같은 목표 의식이 타 지역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고, 다른 군 소재 학교 학생들에 견주어볼 때도 자아 개념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수업 이해도도 가장 낮았고, 교사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나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는 문항에 대한 반응도 K군이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와 군 지역 간은 물론이고 이처럼 같은 시나 군 지역 간에도 눈에 띠는 차이가 있다는 것은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옥천군처럼 군 지역도 충분히 교육경쟁력을 지닐 수 있으며, 지역 간 격차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줄이려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지역 간 격차의 원인 분석을 토대로 지역 밀착형 교육 정책을 수립․실행해 나간다면 적어도 우리 지역에서는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 걸맞은 공교육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름지기 도내 개별 시․군의 교육 여건이나 학생 생활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지역 간 교육격차지수를 개발하는 등의 전문적인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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