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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중

청주시의회 의장

미래의 인재를 지칭하는 말을 할 때 "통섭형 인재", 또는 "융합형 인재"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 두 말은 최근에 기업의 혁신이나 미래성장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이다.

통섭(統攝)을 인문적인 의미로 해석하면 사물의 이치를 두루 두루 잘 알고, 사고의 경계가 막힘이 없이 서로 상통하며 학문의 전문화된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창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학문을 세분화하고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몰두해 왔다. 고등학교 때는 문과 이과로 나누고, 대학에서는 무수한 전공으로 나누어 진다. 구체적인 예로 의학을 들자면 고전적인 의사는 양ㆍ한방 모두 전인적인 치료를 했지만, 지금은 인체를 조각조각 구분하여 수많은 전문의로 세분화 된다.

요즘 인재를 보는 안목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 우물 파기식 전문가'가 인재가 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당장에 업무와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분야까지 두루 두루 섭렵하고, 경험하고, 종합적인 안목과 통찰을 할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자기가 잘하는 한 가지는 갖고 있되, 다른 전문 분야에도 충분한 소양을 갖춰 그 분야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인재가 통섭형 인재라고 할 수 있다.

기업에 있어 불황 극복과 신산업 육성의 측면에서 ′인재경영′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혁신과 창조, 성공의 키워드는 모두 인재경영과 맥을 같이한다. 삼성그룹이 최근 "통섭형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평소 삼성의 ′혁신적 인재상′에 가장 부합하는 시도이다. 특히 통섭형 인재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과도 코드가 잘 맞는다. 인문과 예ㆍ체능 계열의 감성을 이공계와 접목해 기업의 창조성을 이끌어내려는 시도이다.

이 대목에서 통섭의 개념을 시정에 접목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시청 조직도 업무에 따라 다양하게 세분화되었으며, 직원들도 행정과 각종 기술직으로 구분돼 있다. 세계일류를 지향하는 기업에서 '통섭형 인재'을 주장한다면, 시정에 있어서도 '통섭형 인재'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기업은 글로벌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통섭'의 절실함을 느끼는 것이지만, 시정은 그만큼 절실함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접근해가는 방법에 있어서는 기업이나 시정이나 다를 바 없다.

통섭에 대하여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 보자. 통섭의 마인드가 이상적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학교에서부터 배워왔고 또, 직장에서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다른 나라 이야기일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소통"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통섭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다.

내가 인문, 예체능 등 다방면으로 지식과 소양이 없는데 그렇다고 갑자기 공부한다고 팔방미인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부족한 분야가 있으면 그 분야에 대해 능통한 사람과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고, 서로 교감을 나누면서 타인을 통해 낯선 분야에 대한 인식의 눈을 틔우면 된다.

시정에 있어 문제에 봉착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소위 그 분야의 전문가 그룹에 의한 문제 해결이 시도된다. 하지만 이젠 그 문제가 복지분야든, 기술 분야든 인문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해결이 시도되기를 바란다. 그것은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고, 그와 관련된 사람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접근을 통해서 문제 해결의 단초를 찾아가는 것이 최선의 해답을 찾아가는 상책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청 공무원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그 분야의 달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시청 직원이 1년 내내 시인 한번을 만나지 않고, 시집 한권을 읽지 않고, 또 음악회에, 강연회에 한번을 가지 않는다는 것은 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 시정의 중심에 있는 청주시민 모두의 불행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청주시도 '통섭형 인재', '통섭형 시정'에 눈을 떠야 한다. 업무추진에 있어 가시적인 실적을 위해 직원들을 몰아 세우지 말고, 그들을 인문학의 바다에 밀어 넣어 마음껏 유영하고, 그 세계에 흠뻑 젖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시민을 이해하고, 시민을 사랑하고, 그 시민을 위해 항상 최선을 향해 일하게 될 것이다. 시에서 펼치는 작은 시책 하나에도 사람의 감성이 느껴지고, 그 감성으로 공무원과 시민, 시민과 시민이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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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