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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

충주시청 축산과 수의사

“안녕하세요?충주시청 총무과 인사담당입니다. 충주시청 축산과로 발령이 났는데 다음 주부터 출근 가능하신가요?”

반가운 전화였지만 긴장되는 마음으로 통화를 하고 나니,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각오했던 일이지만, 조금 익숙해진 직장에서 벗어나 다시 새로운 직장에서 적응해야 된단 생각에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와는 달리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의 직업이 수의직 공무원이라고 하면 수의사가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신기해하며 관심을 갖곤 한다. 보통은 흰색 가운을 입고 동물병원에서 아픈 동물을 치료해주는 임상 수의사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수의사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축산업에 방역이 중요시 되면서 정부의 필요로 인해 공직으로 진출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나처럼 시·군청에서 근무하는 수의직 공무원들은 주로 가축방역업무나 축산위생업무를 맡게 된다. 나는 가축방역업무를 맡게 되었고, 몇 년 전 나라를 들썩였던 구제역이나 요즘 뉴스에 많이 나오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각종 가축 전염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방역업무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학부 때부터 전염병학이나 미생물학을 좋아해서 질병에 관해 공부하는 것은 재미있어, 나름 큰 포부를 가지고 공직생활에 발을 내딛었으나 하루하루를 좌충우돌해가며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민원인들이 방문이나 전화를 통해서 무언가를 문의할 때마다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익숙치 않은 제도와 행정절차, 그리고 무슨 말인지 모를 법령까지…. 또한 같은 민원에 대해서도 다양한 민원인들의 반응에 처음에는 당황하기가 부지기수였다. 안내에 잘 따라주고 호의적인 민원인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언성을 높이는 민원인을 만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나서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도 없어지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나 역시 민원인으로서 관공서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고, 공무원이 되기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는 대관업무를 담당하면서 내 기대와 다른 공무원의 태도에 불만을 많이 가지곤 했다. 불친절하고 무성의한 태도에 관련 법령조차 숙지하지 못한 모습에 많이 실망을 했었다. 지금도 가끔씩 그 때를 떠올리며, 지금 내가 대하고 있는 민원인도 그 때의 나처럼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풀어지는 마음을 다잡곤 한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조금 더 경력이 쌓인다면 지금은 어려운 민원인들의 마음도 이해하고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아직 새내기 공무원이라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담당 업무를 조금씩 배워가고 연찬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어 갈 때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히 민원인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 도움을 드리고 무엇인가를 해결 했을 때 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즐거움과 보람을 많이 느낀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이 쌓여 이 분야의 전문 공무원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끔씩 저희 부서 선배공무원들이 나에게 농담 삼아 첫 부서가 축산과인게 참 운이 좋다고 말하곤 한다. 우리 과는 좋은 분들이 많고 관련 부서에서 오래 일한 분들도 많아서 업무 분위기도 좋고, 관련 경험도 많아서 나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또 많은 분들이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관련 법을 항상 공부하니 본받아서 꼭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그리고 내가 지금 선배공무원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나 또한 5년, 10년 , 20년 후에 들어올 새내기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공무원이 되고 싶다.

수의직으로 평생 공직을 몸 담을 축산과에서 열심히 배워 충주시 축산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충주시 축산농가분들도 축산물 가격 하락, 각종 전염병의 위협 등 의 상황으로 지금은 힘들지만 우리와 함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축산과 파이팅! 충주시 파이팅! 전국의 수의직 공무원 선배님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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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