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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3월 특수 잃은 인쇄업계

인터넷·컴퓨터 명함에 설 자리 내줘
종이 값 상승 부담… 직원 해고까지

  • 웹출고시간2013.03.11 20:09: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시 상당구 수동 한 인쇄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멈춰있는 인쇄기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 임영훈기자
11일 오후 2시 청주시 상당구 수동의 한 인쇄소. 난로 앞에서 땅콩을 까먹던 주인 양상순(여·63)씨가 반갑게 맞는다. "어서 오세요!". 그녀는 곧 취재 차 왔다는 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취재진이 이날 첫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인쇄소는 새 학기, 새 시즌이 되면 가장 호황을 누리던 업종이다. 그런데 10년 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명함, 전단지 같은 인쇄물 대신 인터넷 홍보매체가 급부상하면서다.

나무 원자재 값도 3~5% 상승함에 따라 인쇄물의 수단인 종이 수급에도 타격을 입었다. 양씨는 "다른 환경은 다 변했지만, 명함 값만 10년 전 가격 그대로다"며 "손님들이 더 떨어질 까봐 명함 값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인쇄 일을 돕던 직원 2명이 그만뒀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월급을 못줘 해고한 거다. 양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해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며 "'3월 특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라졌고, 이제는 입에 풀칠할 걱정만 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새 학기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3월에 가장 호황을 누리던 인쇄업체들은 좀처럼 차가운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여 년 전 이맘때만 되면 인쇄소의 불은 꺼질 날이 없었다고 한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직장인들의 명함과, 관공서·자영업자들의 홍보 인쇄물을 찍느라 밤낮으로 인쇄기를 돌렸다.

도무지 꺼지지 않을 것 같던 인쇄기는 IT 기술의 발달로 급격히 녹슬었다. 대량 인쇄물은 인터넷 주문을 통해 배달 시스템까지 갖춘 대형 업체에 몰렸고, 영세 인쇄업자들의 몫이었던 소량 주문은 개인 컴퓨터 명함 프로그램에 자리를 내줬다.

인쇄업체의 단골손님이었던 관공서도 사실상 등을 돌렸다. 인쇄업을 한 지 10년 됐다는 강화중(40)씨는 "과거에는 인쇄업체로부터 '얼마에 몇 장을 찍어주겠다'는 제안을 받아 계약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관공서가 예산을 아끼기 위해 최저가 입찰을 시키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계약을 따내긴 하지만 재료비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그나마 간판과 현수막 업계의 사정은 괜찮은 편이다. 경기 불황 탓에 자영업자들이 수시로 업종을 바꾸기 때문이다. 인쇄업이든, 간판·현수막업이든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받는 건 매한가지인 셈이다.

충북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장윤식 이사장은 "그래도 한줄기 희망은 있다. QR코드(스마트폰 코드)가 활성화되면서 인쇄업에도 어떻게든지 변화가 올 것"이라며 "인쇄업을 몰락의 길로 몰았던 IT를, 이제는 인쇄업의 부흥 수단이자 동반자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임영훈·정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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