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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17전투비행단 '설 맞이'

신나는 음악·현란한 발놀림 '시끌벅적'
포상휴가 걸린 장기자랑 준비로 분주

  • 웹출고시간2013.02.07 19:53: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7전투비행단 락 밴드 NRTS 소속에 일렉기타 정현규일병, 드럼 정지운상병, 보컬 최문영상병, 베이스 장남희하사, 일렉기타 유형기 일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팬텀의 고향 공군 17전투비행단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하늘을 가르는 전투비행기 소리가 쉼 없이 들리고, 슬글 슬금 눈 녹을 틈도 없이 눈을 쓸어내는 장병들을 보니 제대로 찾아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6일 오후 3시 청원군에 위치한 공군 17전투비행단을 찾았다. 17전투비행단부대원들은 설날을 어떻게 보낼지,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 곳에서 만난 최문영 상병(24·서울·17전투비행단 군수전대 장비정비대대 무장중대 발사체반)이 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필승"공군 17전투비행단 최 상병이 말했다.

아니 연필을 들고 종이에 적었다. "설날이 사흘 남짓 남았는데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하고 물으니 대답은 않고 슬그머니 내 수첩과 펜을 뺏어들고 적어 내려 간 것이다.

어머니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였다.

편지를 다 써내려간 최 상병의 앳된 얼굴에 이내 쑥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저는 부대 안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 걱정 하시지 마세요. 포상휴가 받아서 어머니께 금방 갈께요…."

부대 내 장병들로 구성된 락 밴드 NRTS에서 보컬과 건반을 담당하는 최 상병은 설맞이 장가자랑에 참가한다.

설날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지만 장기자랑에서 포상휴가를 받아 어머니를 보러 가겠다니 여간 기특하지 않다.

17전비는 설날 장병들을 위해 몇 가지 소소한 행사를 갖는다. '부모님께 편지쓰기', '병사 장기자랑', '청주·청원지역 거주자 특별외출', '약과, 식혜, 양갱이, 도너츠 등 특식지원' 등 이다. 이 중 댄스, 노래, 뮤지컬, 꽁트 등을 무기로 장기자랑에 참여하는 11개 팀 중 단 3팀만이 포상휴가를 받는다.

설맞이 장기자랑에서 1등을 노린다는 17전비 12명의 시설대 대원들도 만났다.

처음 봤을 때 그들은 쭈뼛쭈뼛했다. 나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풀어 나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장기자랑 먼저 보여 주세요."

어색함을 누그러트리기 장기자랑을 요청했다.

2달 동안 일과를 마치고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했다.

"쿵. 쿵. 쿵. 쿵." 얼룩덜룩 군복을 입고 군화를 신은 시설대 대원들이 리듬 반주가 나오자 현란한 발 스탭을 밟았다.

하루 이틀 맞춰본 솜씨가 아니었다.

이들이 준비한 공연은 총 15분,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가진 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공연당일 그들의 공연이 내심 보고 싶어졌다.

한바탕 놀고 난 이들과 그들이 준비한 장기자랑을 먼저 보는 영광을 누린 나.

어색한 공기가 누그러지자 조금은 자연스레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여주, 부천, 평택, 진천, 남양주 등 서로 다른 곳에서 태어나고 자라 이곳에서 만났다는 이들은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청춘들. 2년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지만 오랜 친구처럼 보였다.

앞장서서 장기자랑 준비를 하고 무대 위에서도 남달랐던 강필석(23·여주·17전투비행단 기지전대 시설대대 기지공병중대 피해복구반)상병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진지한 모습의 강 상병은 인터뷰를 시작하자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강 상병은 홀어머니, 초등학교를 다니는 남동생을 둔 한 집의 가장이다.

이번 설날 어머니가 면회를 온다고 했지만 한사코 사양했다.

"면회 오신다는데 오시지 말라고 했어요. 집에 멀어서 오시려면 수고스럽고…. 건강히 제대해서 보답할거에요. 가족이 많이 그리운 건 사실이지만 전우들이 가족처럼 친구처럼 지내다보니까 많이 위안이 되요."

개구쟁이처럼 분위기를 뒤흔들던 강 상병이 돌연 진지하게 대답했다.

조금 전까지 들떴던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여자친구 있어요?"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물었다. "일말 상초라고 아세요? 일병 말이랑 상병 초에 여자친구랑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어요. 그때 여자 친구한테 채였어요"

주변에서 강 상병이 아직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하고 있다며 놀렸다.

보기 좋은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사진을 찍자고 했다.

"하나 두울 셋 ! 스마일!"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17전투비행단에서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은 함께하기에(?) 외롭지 않다.

/ 백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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