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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는 엄마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어도 계속해서 TV속 연예인들에게만 정신이 빠져있고 식사 자리에서도 핸드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친구들과 카톡 주고받기에 열중이다. 그 모습을 보다만 나는 결국 하루의 피곤함과 짜증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 오면서 아이에게 심하게 화를 내고 말았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과 인내로 키워야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나 요즘 들어 매사에 아이의 말과 행동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특히 사춘기가 되면서 아이는 부모나 가족보다는 친구나 선후배 관계가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엄마 아빠의 말은 다 고리타분한 잔소리와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서운하고 속상할 때도 많아진다. 부모 앞에서 아이는 자기 기분이 안 좋다고 묻는 말에 대꾸도 없이 문까지 걸어 잠그고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기가 막히고 화도 나지만 무조건 아이를 나무라고 강압적으로 부모의 권위를 내세우다보면 아이는 더욱 더 입을 다물고 부모로부터 멀어져가기만 한다.

그렇다고 아이의 비위만 맞추려 하다보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가치관을 전달할 수가 없게 된다. 참 어렵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더 느낀다.

현대 사회에서는 부모조차도 늘 쫓기며 사느라 스스로도 인생의 기본 가치나 의미를 잊고 살아가기 쉽다. 가치관을 억지로 강요해서는 안 되지만 가치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교육일 것이다. 예의를 지켜야 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하며 바른 것과 그릇된 것은 구분할 줄 알고 양심이나 정의감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알게 해주어야 한다. 가치관이란 한 사회에서 바람직한 사고와 행동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관념이다. 따라서 가치관은 한 사회의 윤리적 기초가 되고 공동체의 방향을 제시한다. 결국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 전체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물론 가치관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과거에는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사람들의 동의를 전혀 얻지 못하는 가치관도 있다. 다시 말해 시대가 변하면서 의미를 잃거나 얻거나 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의 바탕이 되는 가치관은 교육자나 지식인들에게만 가르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어찌 보면 부모들에게 그 가르침의 책임과 영향력이 훨씬 크게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스스로 가치관이 바로 서야 할 것이다.

아이들을 탓하기 전에 내 아이를 비난하기 전에 내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인 어른들이 우리 사회 이기적인 현상들과 물질만능주의 사고에 편승하면서 부모로부터 배워왔던 신뢰와 책임감, 정직 같은 기본 가치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는 무엇을 남겨주어야 하는지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어릴 적 부모로부터 배워온 가르침 중 옳은 것과 그릇 된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 , 인간관계 속에서 우정, 사랑, 감사하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 ,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 등 이 모든 것이 지금에 와서도 내 삶의 방향이 되어 주고 있다.

내가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 마다 부모의 가르침은 등대가 되어 어둠을 밝혀주고 나아 갈 길을 안내 해준다. 부모로부터 받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이 내 아이 일등 만들어서 좋은 대학 보내고 부족함 없이 물질적으로 풍족한 지원을 다해 주는 것만은 분명 아닐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올바른 가치관을 전달해주고 바로 잡아주고 특히 공동체적 삶속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공감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 오늘도 인내하면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다. 설사 우리 아이가 부모의 가르침을 고리타분하다고 비웃는다 해도 훗날 아이들 마음속에 그러한 가치들이 큰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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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