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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에 가다

밤이 되면 열리는 동화(童話)속 판타지 세상

  • 웹출고시간2013.01.27 18:26:5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온종일 잠들었던 수목원이 밤이 되니 비로소 눈을 뜬다. 겨울이면 인적이 드물 수밖에 없던 깊은 숲, 수목원에 아이디어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겨울정원이 빛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아침고요수목원이 자랑하는 테마 '고향집 정원', '천국 달빛정원', '하경정원'에 600만개의 불빛이 일제히 점등되면서 새로운 빛의 세상을 열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정원 중 하나인 33만여㎡의 아침고요수목원(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에서 열리는 오색별빛정원展이 '사랑에 빠지다'라는 주제로 오는 2013년 3월3일까지 열리고 있다.

겨울방학 내내 웅크려 있던 아이들과 함께 말 그대로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으니, 한파를 뚫고 찬란한 빛의 향연이 뜨거운 겨울 숲으로 달려가 보자.


봄의 꽃밭이 겨울의 별꽃으로

오색별빛축제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오후 5시부터 점등과 함께 시작된다. 사람들은 그 시간에 맞춰 대부분 여행 일정을 짠다. 하지만 조금 이른 3시경에 도착해 밝은 수목원과 밤의 수목원을 비교하며 미리 동선을 파악해 놓는 것이 현명하다. 점등이 시작하는 오후 5시를 전후한 30분 사이에는 인파가 몰려 지루한 시간을 차안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인파가 몰려드는 5시 전후의 수목원 입구는 축제의 장처럼 들떠 있었다. 어둠이 깃들면서 술렁이던 사람들은 갑자기 숨을 죽였다. '아'하는 탄성과 함께 빛과 어둠의 경계점에 점등이 시작되었기 때문. 분재정원의 낮은 나무 수풀은 작은 전등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장독과 바위에도 전구들이 장식되어 있다.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은 '고향집 정원'이다. 아치형의 빛 터널을 지나면서 축제의 서막이 시작된다. 어두운 밤길이지만, 안내원이 필요 없다. 그저 빛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곳곳에 펼쳐지는 밤의 환상적인 정원을 저절로 만나게 된다.

고향집 정원에 이어진 천국 달빛정원

입구에서 만나는 '고향집 정원'은 편안하다. 단풍나무, 철쭉, 모과, 능수매화에 보랏빛을 입혀 은은하며 자연스럽게 꾸몄다. 이곳부터 사람들은 서둘러 사진을 찍으려 길게 줄을 선다. 하지만 진짜 풍경은 다음 코스부터다. 코스의 선택은 방문객의 자유의사지만, 고향집 정원→천국 달빛정원→하경정원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고향집 정원을 지나면 천국 달빛정원으로 가는 길과 하경정원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고향집 정원이 평온하고 아늑한 느낌이라면, 천국 달빛 정원은 신비롭다. 그리고 마지막 하경정원은 그야말로 오색별빛전의 하이라이트다
.

천국 달빛정원으로 오르는 길은 온갖 동물 형상과 하트 들이 빛으로 형상화되어 천국 길을 밝혀준다. 다람쥐, 기린, 백조, 코끼리, 사슴들과 인사를 나누다보면 멀리 하얀 성당이 빽빽한 잣나무 사이에 신비롭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성당 주변으로 눈꽃이 흩날리고 새들이 어둠의 공간을 난다. 나무에 매달려 은은한 빛을 발산하는 별들과 날개 짓을 하는 새들이 더없이 평화롭다. 문득 반대쪽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스라이 별빛이 가득하다. 온 천지를 뒤덮은 이 화려한 오색전등을 한꺼번에 끄고 한순간은 진짜 자연의 별빛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진정한 별빛축제라는 생각이 자꾸만 맴돌았다.


오색별빛이 녹아 바닥에 흐르다

천국 달빛정원에서 조심조심 내려와 하경정원의 빛을 만나는 순간, 저절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빛의 절정이다. 한반도 모양으로 설계되어 통일조국의 염원을 담은 아침고요의 대표정원인 하경정원은 별빛 융단이 보석으로 수놓은 듯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안견의 '몽유도원도'에 화려한 채색을 입히면 이런 모습일까. 눈이 뒤덮인 길에도 여러 색의 빛이 뒤섞여 강물처럼 흐르며 지나는 관람객의 발목을 적신다. 수많은 나무의 형상과 구릉, 계곡 그리고 화려한 절정의 단풍 숲이 어둠을 뚫고 일제히 생명을 얻어 일어난 느낌이다.

처음 겨울 숲은 추웠다. 옷깃을 귀밑까지 끌어올려도 뼈 속으로 스미는 한기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 환하게 밝혀진 전등들의 화려한 향연이 묘한 따스함을 주기 때문일까. 어느새 추위는 저만치 물러나고 오색별빛이 청정하게 온 몸을 적셔오는 느낌이다.

관람을 마치고 출구에서 마주친 '사랑에 빠지다'라는 네온이 이색적이다. 낮 시간 입장할 때는 보이지 않던 주제가 밤이 되니 더욱 선명하게 각인되어 온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여행정보



- 입장요금 및 시간 / 일반은 7천원, 중고생 4천5백원, 어린이는 3천5백원이다. 연중무휴며 오색별빛정원전은 2013년 3월3일까지며, 입장시간은 오전 9시~오후 9시까지다.

- 가는 길 / 서울방면 고속도로-구리-퇴계원-춘천 청평자동차 전용도로-호평-마석-청평 좌측출구-대성리-청평-하천교차로에서 일동, 현리방면으로 우측 진입-임초리, 행현리 진입-일초리 상면초등학교 앞 좌회전-마을길(4km)-아침고요수목원(문의전화 / 1544-6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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