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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순

충청북도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30년간 교단에서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고, 이 나이에도 행복한 교직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내 인생에 중요한 때마다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시골중학교에 신규로 발령받아 열정을 쏟으셨던 기술선생님 때부터다.

충북이지만 대전에서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우리 중학교에서는 대전으로의 진학률을 높이는 것이 3학년 선생님들의 큰 부담인지라 담임선생님들을 비롯한 주요 과목 선생님께서는 일부 학생들에게 특별지도를 해 주셨고 특히, 기술 선생님께서는 야간자율학습까지 강행하며 사택에서 식사도 제공하시고 특별반 사감처럼 엄하게 학력 관리를 해 주셨다.

선생님께서는 자녀의 진학에 대한 관심도 없고, 사교육이 뭔지도 모르는 깡촌 시골학부모와, 세상에 우리가 펼쳐야 할 꿈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모르고 꿈을 키울 의지도 없는 시골 중학생들에게 '사람은 나서 서울로 가야 한다' 하시며 열정을 불태우셨다. 우리는 선생님의 열정에 감사하기보다는 휴일도 없이 강행하는 자율학습에 불평만을 했던 것 같다. 지금 되돌아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인가?

기술선생님과 3학년 담임선생님의 열정 덕분에 나도 시골 중학교와 비교가 안되는 학교 교정이 굉장히 넓은 대전의 명문여고에 입학하여 유학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다음의 소중한 인연은 대전 시내 중학교 출신이 대다수인 여고생 틈바구니와 도시 문화에 적응하느라 긴장된 시골소녀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챙겨준 1학년 담임선생님과의 만남이었다. 3월 월말고사 이후 칭찬과 격려로 힘을 실어 주셨고 인정해 주셨던 담임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교우관계 및 학교에서의 입지도 좋아졌다. 나름 학교생활에 자신감도 생겼고 2학년 진급 후 반장도 맡게 되었다. 그리고 2학년 때 내 인생의 나침반 역할을 해 주시는 생물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2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병원에 입원하셔서 부담임을 생물 선생님께서 맡아주셨는데,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생동감 있는 수업과 진로 상담 등 개인적인 고충도 잘 들어주셔서 여고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분이었었다. 그런 훌륭하신 선생님을 부담임으로 모시게 된 우리 반은 고등학교 2학년 말에 진로반과 취업반을 선택하여 3학년 반 편성 하는 진로 결정에서 맞춤형 등불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난 시골에서 고등학교로 유학시킨 우리 집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은 무리이고 취업반을 선택하기로 결정하여 서류를 제출하였는데 선생님께서 서류를 보시고 깜짝 놀라시며 시골에 있는 어머니와 언니를 호출하셨다. 선생님은 중국집에서 자장면까지 사주시면서 어머니와 언니에게 나의 능력과 내게 맞는 진로를 위해 대학진학을 해야 한다고 끈질기게 설득하셨고 가정형편을 고려해 교대는 2년제이고 2년 후에 당당한 교사가 될 수 있으니 얼마나 자랑스럽겠냐고 교대진학을 권유하셨다. 선생님의 소중한 권유 덕분에 난 교대를 갈 수 있었고 지금까지 교단에서 인생의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지내고 있다.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간다' 라는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우물 안의 개구리로 꿈도 없고, 인생의 설계를 맘 놓고 할 수도 없었던 시골 소녀에게 당당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적시에 나침반이 되어서 방향을 제시해 주신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그런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우러르던 우리가 있어 학교와 선생님의 위상이 높았던 그 시절은 지금 생각해도 감동교육의 생생한 현장이었다.

내 아이가 최고, 모두가 일류를 지향하는 지금의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와 학부모, 교사와 학부모가 겪는 갈등으로 소신껏 교육철학을 펼칠 수 없는 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지역사회가 학교를 믿고, 학부모가 학교를 믿는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감동의 교육현장이 올해는 더욱 넓고 아름답게 펼쳐지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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