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전 생활화로 전력위기 극복하자

장승복

한전 충북본부 영업총괄팀장

새벽 7시, 한전 충북본부 1층 사무실은 차가운 냉기만이 감돈다. 어두움과 함께 아침을 시작하는 수요관리파트 서정금 대리는 가장 먼저 사무실에 출근한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전력수급 현황 모니터를 응시한다. 오늘도 청주는 올 겨울 들어 최저 기온을 기록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로 전력수요가 잇따라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올 들어 여섯 차례 전력수급 관심단계가 발령됐다. 지난 3일 오전 11시에는 전력예비량이 419만kW, 예비율이 5.5%까지 떨어졌다.

지난 연말부터 한전 충북본부 전력수요관리 담당자들은 '동계 전력수급 비상대책 상황실'을 구성해 비상근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상황실에서 전력사용량 추이를 분석하고 대기하며 혹시라도 있을 비상상황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이상기온으로 연일 계속되고 있는 한파는 청주를 비롯한 충북지역을 그야말로 '급속냉각' 상태로 만들고 있다. 이번 달도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지속 될 것이라고 한다.

사무실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난방기구 사용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제는 가축과 농작물 재배에도 전기난방이 필수다. 난방전력이 전체 전력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1년에는 25.4%를 차지했고 계속 증가 추세이다. 전력수급 위기 극복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이번 달 중순부터 산업체 시설이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전력사정은 더욱 어려워진다. 2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 기간이 전력 당국자들에게는 피 말리는 시간이다. 평일의 경우 시설 가동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12시, 업무집중도가 높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가 매우 위험하다. 전력수요 최대피크도 이 때 시현된다.

한전 충북본부 전력수요관리팀은 산업체나 대형 건물의 작업시간 조절 등을 통해 피크시간대에 집중된 전력수요를 분산 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전력 공급능력 부족으로 예기치 못한 순환단전과 대정전(블랙아웃)을 사전에 예방한다.

일단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 대국민 불편을 초래 할 뿐만 아니라 산업체 피해 등 복구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 공공기관의 절전이나 민간발전기의 동원 등도 전력난 해소에 다소 도움은 될 수 있지만 부분적 처방일 따름이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전력난 극복 방법은 바로 국민의 자발적인 절전 생활화이다. 가정 혹은 일터에서 난방용 전력의 25%만 줄여도 우리는 전력 수급비상 상황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그것이 힘들고 어렵다면 전력사용 피크시간대라도 사용량을 줄여보자. 전등 반만 켜기, 가전제품 플러그 빼기를 생활화하자. 내복을 꼭 챙겨 입고 가급적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보자.

아니면, 점심시간을 분산시키는 것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절전방법이다. 서울시는 동절기 피크시간대에 최대 1만 8천kWh의 전력량을 절감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실내온도는 18도로 유지하자. 겨울철 적당한 실내온도는 건강과 피부에도 좋다. 실제로 약간 춥게 생활하는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 아토피 피부염 등에 대한 면역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대기전력으로 한해 평균 5천억원 정도가 가정에서 버려지고 있다.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나 충전기 등의 플러그를 지금 바로 뽑자.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절전 홍보의 현주소를 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아이돌 가수 등 스타들을 동원해 캠페인을 펼쳐보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절전 생활화는 소원해 보인다.

앞으로는 정부나 언론, 시민단체, 국민 모두가 다함께 힘을 합해야 한다. 소위 '전력 보릿고개'라고 불리는 1월부터 2월까지 대대적인 생활절전 캠페인을 전개해 전력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 보자.

지난 10일 오전 10시부터 단 20분 간 정부 주관으로 시행된 '겨울철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으로 약 700만kW를 절감했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 7기에 해당하는 양이다. 국민 모두가 힘을 모으면 전력수요 위기극복이 가능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절전 생활화는 우리 가족과 기업, 그리고 우리나라를 전력수급 위기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지금 바로 실천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