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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영

한국폴리텍대학 충주캠퍼스 학장

나눔의 미학 새해인가 했더니 1월이 절반을 훌쩍 넘어 우리 민족의 최대명절인 설날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동장군 앞에서 온 국민이 에너지 절약과 건강에 세심한 신경을 쓰면서 이 겨울이 하루 빨리 지나 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더위와 추위가 반복되면서 괴롭히더라도 몇해동안 사무실과 숙소에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고 살았던 나는 애써 표현하자면 건강이 탁월하여 자랑거리로 삼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무모한 애국주의자가 되겠다는 돈키호테적 발상인지 홀로 곰곰이 되새겨 본다.

내심 나는 살아있다는 증표를 스스로 확인하기 위한 오기의 심산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여름철에 아무리 무더위가 극성하더라도 부채나 선풍기 하나면 족했으며, 엄동설한 국가의 부름으로 두말없이 최전방 이름없는 고지 북풍한설 속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어린 초병들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또한, 담장넘어 가까운 이웃 의 찌든 가난과 매마른 영혼으로 목말라 하는 핏기없는 삶이 있음을 알고 있는 이상, 이 겨울이 내게는 차라리 호사스럽게 여겨진다.

자, 여기서 우리 한번 함께 반성해보자. 하루 하루를 연명하듯이 어쩔 수 없는 생을 이어가는 내 이웃의 겨울이 얼마나 추울지 모두 가여워 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켜 보자. 그리고 작은 나눔의 미학을 몸소 실천해 보자. 평소 사회 지도층, 부유층이라는 사람들이 개인적 호의호식과 달콤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가 때만 되면 매스콤 앞에서 갖은 어색한 포즈를 취하며 "얼마를 기부했고, 무엇을 내놓았다"는 모습을 보노라면 내 마음은 왠지 씁쓸함과 불쾌감으로 명절이 어두웠던 기억이 많았었다. 물론, 그 분들로 인해 사회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그 행위가 진정으로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의문이 든다.

아마도 내주쯤부터 언론을 통해 요란한 나눔행사가 경쟁적으로 보도될 것이 예견되고 있다. 금번 설날을 앞두고 우리 국민 모두가 한번쯤 자성의 시간을 잠깐이라도 가져보자. 몇 년째 얼굴없는 천사로 불리며 거액을 기부하고도 동사무소에 기부금을 놓아둔 위치만을 알리고 사라진 전주의 선한 독지가를 기억해 보자. 그리고 나눔실천을 꼭 명절에만 하는 것인가 생각해 보자.

국민여론을 선도해 나가는 언론을 비롯한 정부 및 각급 기관, 단체에서 진정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전 국민이 평소에 나눔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리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단언한다. 불우이웃이 명절에만 하루 이틀 따뜻하면 되는 일인가· 상대적으로 명절이 지난 이후 평소의 삶에서 상대적 소외감과 고통의 비중이 더 가중될 것이 아니겠는가?

얼마전 정부의 모 기관에서 새해 벽두부터 설날 위문실적을 목적으로 조기에 설날위문을 실시하도록 지시하는 공문을 하달했다는데 정말 이것은 아닌 것 같다. 한 예를 들어보자. 금년은 일류 역사상 최고의 부자로 평가받는 미국의 존 록펠러(1839-1937년)가 설립한 '록펠러재단'이 1913년 설립되어 세상에 빛을 본지 꼭 100년 되는 해이다. 당시 미국인들로부터 악덕 기업주로 평가받던 그가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결정적 계기는 55세되던 해인 1894년 담당의사로부터 1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최종 검진을 하기위해 병원로비에 들어서다 현관에 걸린 액자에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는 글귀를 보고 그 자리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였다고 한다. 98세로 숨을 거두기 직전에 "인생 전반기 55년을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하니 얼마나 멋진 삶을 살다가 떠났는가· 지금 '록펠러'는 없어도 록펠러재단은 100년간 인류를 위해 엄청난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도 변해보자. 많이 가진 자, 대충 가진 자, 적게 가진 자, 구별없이 나눔의 실천을 몸소 실행해 보자. 기독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가 결국 나눔이 아니던가· 물질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정신을 나누자! 찰라와 같은 인생에서 한번쯤 담장너머를 둘러보고 불쌍한 마음이 들거든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보자. 그러면 우리의 영혼은 더 없이 맑아질 것이다. 아마 그 곳이 천국이요, 극락을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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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충북 오송에 둥지를 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은 지난 10년간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앞둔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구상하는 미래를 정재황(54)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원장은 충북대 수의학 석사와 박사 출신으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충북도립대 기획협력처장을 역임했고, 현재 바이오국제협력연구소장,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과 교수로 재직하는 등 충북의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먼저 바이오융합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창립 10주년 소감을 말씀해 달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하 바이오융합원)은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양성이융합된 산학협력 수행을 위해 2012년 6월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성장 지원,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충북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