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윤일심

한전 옥천지사장

언뜻 보기에는 깨끗하고 예쁘게 포장되어진 하얀색의 옷으로 눈 덮인 겨울이 바깥공기는 이렇게 혹독한지를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그다지 크게 느끼지 못하고 지내온 것 같은데 요즈음 겨울다움을 실감하고 있다. 특히 몇 주 전까지 주말에 내리는 눈은, 주말이면 주말부부에게는 교통수단 선택에 고심을 해야 할 정도이니 올해 우리나라의 겨울은 그렇게 엄동설한을 신고한 셈이리라. 산간지역 등 사람들의 발길이 뜸 하는 우리네 골목마다 빙판과 함께 멀리 바라다 보이는 벌판은 설원의 나라가 되었고 겨울산은 눈에 수북이 쌓이고 성큼 다가와 있는 채 말없이 겨울 한파의 냉 기운이 엄습하여 꽁꽁 얼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 좀 더 그 곳을 들여다보면 혹한의 그 겨울 골짜기를 지나고 조금만 더 가면 거기에서 봄의 아지랑이 기운은 피어나고 하얀 눈밭 밑에서 푸른 봄 냉이가 자라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러시아에서는 "영하 40도가 아니면 추위라 말하지 말고, 40도를 넘지 않으면 술이라 하지 말고, 길을 갈 때 4,000Km 를 넘지 않으면 멀다고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갈 때 영하 40도까지는 견뎌 봐야 한다는 걸까! 술은 40도를 넘은 술을 먹어야 술맛을 알 수 있다는 것일까! 4,000Km 까지 가봐야 길을 안다는 걸까... 아니면, 그 정도 되어야 힘이 든다는 것을 모두 다 알게 될 것이라는 의미일까· 우리는 각자의 인생의 길에 한국이라는 광야에서 첫걸음을 시작하여 이미 길을 가고 있고 또 함께 가고 있지만, 인생은 누구든지 홀로 기나긴 길을 걸어갈 때 뜻하지 않은 인생 고난의 폭설이 내릴 때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시련과 역경의 눈보라가 몰아치는 그 겨울 숲을 보고 느끼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닌가... 그런데 4,000Km의 거리도 가보지 않았으면서 그 겨울 숲이 나 혼자만 그런 것처럼 절망하여 그리고 다시는 내 인생에 봄은 없을 것 같아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고, 때로는 되돌아오지 않을 과거에 집착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일에 후회의 늪에 빠지기도 하고 "왜 나만 겪어야 하는 고난"이냐고 속상해 하며 낙담하여 의기소침하기도 하는 우리들이 아닌가! 게다가 한번쯤 혼자만 덩그러니 긴 골짜기에 흐르는 물길 속에 잠시 발길을 멈추고 긴 숨도 쉬어 봤던 적은 없었을까.

그러나 어떤 이들은 봄이 오는 뒤안길에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멀리 바라다보며 잠시 발길을 멈추고 그 소리에 귀를 대본 사람들도 있으리라

그렇다! 지금의 내가 서있는 이 겨울 숲에서도 봄 길의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절대로 절대로 길을 잃지 않을 것이리라! 그리고 아직 힘들다고 말하지 않으리라!

그런 봄과 같은 사람은,늘 所望(소망)을 품고 사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절제할 줄 아는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創造的인 사람, 肯定的인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게 하며 나아가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이 인생의 풍성한 가을을 기대하지만 기나긴 겨울 없이는 새싹을 움돋게 하는 봄기운도 여름의 작렬한 태양도 가을의 열매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사계를 말할 때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고 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사계는 겨울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우리네 인생의 사계도 어쩌면 화사한 봄날보다는 설원의 겨울 산골짜기를 걸어 헤쳐 나가야만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겨울부터 출발함을 불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봄으로 시작해서 겨울로 항해하는 인생이 아니라 겨울로부터 시작해서 가을에 거둬들인 인생을 사모해 본다. 凍土의 설원에서도 의연히 살아 남아있는 봄 냉이,개나리,진달래,목련,벗꽃,산수유,유채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찬란한 봄을 희망한다.

오늘도 봄의 황홀한 심포니는 저 겨울산의 거대한 침묵 속에서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봄과 같은 사람과 함께.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