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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재

청주대 한문교육과 교수

2013년 새해가 시작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이 오고간다.

복(福)이란 무엇일까? 유가(儒家) 경전인 '서경(書經)'에서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다섯 가지 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①오래 사는 것(壽), ②부유함(富), ③건강하고 편안히 사는 것(康寧), ④덕을 좋아하여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며 사는 것(攸好德), ⑤편안하고 안락하게 천수를 다하고 죽는 것(考終命)이다. 이는 곧 행복의 다섯 가지 조건이 될 것이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올해도 건강하고 돈 많이 벌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새 대통령 당선자도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했을 정도로,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삶을 꿈꾼다.

그런데 우리 경제가 침체에 빠진 이후로,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 모 CF에서의 '부자되세요~'라는 카피가 유행한 것처럼, 우리는 모두 풍요롭게 살기를 원한다. 물론 행복의 조건에 물질적인 뒷받침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물질적으로 풍요로움이 반드시 행복과 비례하는 것일까?

2011년 여론조사기관인 미국 갤럽에서 세계 148개국의 15세 이상 국민 1천명에게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우리나라는 63%만이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하여 97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상위권에 들어섰지만, 행복지수 조사에서는 줄곧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행복지수와 경제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고 알려진 국가인 부탄도 소득수준은 낮은 국가에 속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사회는 산업화 이후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어 삶의 양적인 성장은 이루었지만, 오히려 삶의 질적인 측면은 더 악화되고 있는 듯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디를 가더라도 CCTV 카메라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고, 문을 2중 3중으로 걸어 놓아야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심지어는 어린 아이들을 혼자 놀이터에도 보내지도 못하고, 이웃집 아저씨를 조심해야 하는 무서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과거와 달리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오히려 인간성(人間性)은 점점 피폐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공자(孔子)는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워 잔다고 해도 즐거움이 또한 그 가운데 있으니, 의(義)롭지 않은 부귀(富貴)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다"(論語)고 하여, 삶의 즐거움(행복)은 반드시 부귀와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공자는 또 "이득을 보면 의로운 것인가를 생각하라(見得思義)"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의로움이란 조화롭고 균형있는 분배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균등하지 못한 것을 걱정하며,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지 않은 것을 걱정한다고 하니, 균등하면 가난이 없게 되고 조화로우면 적음이 없게 되고 편안하면 나라가 기울어지지 않게 된다"(論語)고 하였다. 즉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못하더라도 분배의 정의가 이루어진다면 모든 사람이 편안하고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말이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세계적인 경제 침체기는 우리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양적인 성장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행복감은 양적인 성장보다는 균형과 조화를 통해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이상적인 사회는 양극화의 해소를 위한 나눔과 포용에서 시작될 것이다. 진정한 행복감은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누릴 때 더 커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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