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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영

충청지방통계청 사회조사과장

어린 시절 미래생활에 대해 상상화 그리기를 하면 많은 아이들이 우주도시와 해저도시를 그렸다. 그러나 수십 년이 지나고 과학기술이 발전해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우주도시도 해저도시도 아직 상상 속에만 있다. 그렇다고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변화를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그 예는 정보통신기기의 발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지금은 대다수 국민이 사용하는 스마트폰만 해도 불과 20여년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통신서비스였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초반까지 산아제한 정책을 폈다. 하지만 지금은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 사회체계 유지를 위한 적정 인구가 부족한 실정이 되었다. 미래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그만큼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행복한 미래 생활을 준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의 정확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다면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인구통계 자료는 미래 사회구조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충청지방통계청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간 충청지역의 변화모습을 담은 기획 보도자료 '출생에서 사망까지'를 발표했다. 충청지역 출생아 수는 1일 평균 51명에서 46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5명 감소했고, 여성 1명이 평생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도 약 1.4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으로 최근 약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태어나는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학교에서의 학급당 학생 수도 초등학교의 경우 33명에서 24명으로 10년 만에 9명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60~1970년대만 해도 한 반에 70명이 콩나물시루마냥 빼곡히 앉아 수업을 받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수업이나 제대로 이루어졌을까 싶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학생들은 더 나아진 교육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음에도 교육정책에 따른 학생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아이들을 더 지치게 하고 있다.

또한 눈에 띄는 변화는 고령인구 비율의 증가이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노령화지수가 높아지고 있고,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생산가능인구는 감소하여 10년 전에 약 아홉 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다면 지금은 약 여섯 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는 셈이다. 인구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는데 반해 그에 대한 대책과 방안이 미처 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출산율이 높아져 생산가능인구가 많아지지 않는 한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망률은 10년 전에 비해 대도시는 증가, 농촌지역은 감소를 보이고 있으며, 주된 사망원인으로는 암(癌)이 예나 지금이나 1위를 차지했고, 뇌혈관 질환과 심장질환이 그 뒤를 잇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운수사고와 간질환에 의한 사망은 줄고 고의적 자해(자살), 폐렴에 의한 사망은 다른 사인(死因)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질병에 의한 사망은 어쩔 수 없다지만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매년 늘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살의 주된 원인으로는 학교성적 비관과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청소년의 자살, 사회적 소외감과 경제적 문제로 인한 고령자의 자살,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인한 베르테르효과 등을 들 수 있겠다. 자살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우리 정부도 국가적 차원에서 자살예방법을 제정하고 자살예방센터를 설립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자살로 인한 사망 소식은 듣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우리는 앞으로 2년 뒤에 닥쳐올 변화에 대해서는 과대평가를 하지만 10년 후에 올 변화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고 말했다. 우리가 당장 코앞에 닥친 일에만 급급해한다면 과연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10년은 지금까지의 10년보다 좋게 변할지 나쁘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좀 더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안목을 갖고 당장의 성과는 없어도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앞으로 10년 후에, 아니 100년 후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세상을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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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임병렬 청주지방법원장

◇청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났다. 취임 소감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2019년도에 법원 최초로 법원장 후보 추천제도가 시행돼 올해 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확대됐다. 청주지방법원에서는 처음으로 법원장 추천제도에 의해 법원장으로 보임됐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법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또 2018년 법관 정기 인사에 의해 청주지방법원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을 계기로 쾌적한 근무환경과 친절한 법원 분위기, 도민들의 높은 준법정신 등으로 인해 20여 년간의 법관 생활 중 가장 훌륭한 법원이라고 느껴 이곳에서 법관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때마침 대법원에서 시행하는 '장기근무법관 지원제'가 있었고, 청주지방법원 장기근무 법관으로 지원·선정돼 6년째 청주지방법원에 근무하고 있다. 평소 애착을 느꼈던 청주지방법원의 법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 올해 중점 추진하는 사업은? "첫째로 좋은 재판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좋은 재판은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절차를 거쳐 당사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결과에 승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관 언행 개선과 법원 직원의 의식개선,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