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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2.13 16:20: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재일

청주시 건설사업본부장

어김없이 겨울이 오고 있다. 어렸을 적엔 겨울에 눈이 내리면 마냥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걱정이 앞서고 시름만 늘어간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고 한다. 기상청에서는 벌써부터 한파예고를 하면서 잔뜩 겁을 주고 있다. 북극의 얼음이 급격하게 녹아내려 지난 9월 면적이 1979년 이래 최소치를 기록하고 있고, 한반도에 영향을 미쳐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른바 북극진동 현상이다.

북극진동(北極振動)이란 북반구에 존재하는 추운공기의 소용돌이인 한랭와(寒冷渦)가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 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북극의 해빙으로 극와(極渦-고위도의 한랭와)가 더욱 약해져 고위도의 한기가 종종 중위도까지 남하하여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얼마 전 뉴스를 보더라도 시베리아의 낮 기온이 영하 15도 안팎으로 떨어지고 몽골과 북경은 몇 십 년만의 기록적인 폭설로 눈 속에 파묻혔다고 한다. 실제로 겁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재난은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낌새를 보인다. 방귀가 잦으면 똥이 나온다고 하는 것처럼 전조증상이 있기 마련이다. 이것을 미리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가면 큰 재앙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곧잘 인용되는 법칙이 있다. 한건의 대형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경미한 사고가 29차례 일어나고 사고가 날 뻔한 300건의 사례가 존재한다고 해서 1:29:300의 법칙으로도 알려진 하인리히 법칙이다.

이 이론의 사례로 영화로도 유명해진 타이타닉호의 침몰사고와 우리나라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그리고 최근의 구미 불산 누출사고 등을 들 수 있다. 하인리히의 경고대로 위험을 알리는 작은 징후와 경미한 사고를 살펴 미리 대처했더라면 피해갈 수 있는 사고들이라 더욱 안타깝다.

재난을 예고하는 300개의 작은 징후를 살펴 큰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청주시에서는 각종 재난에 대비한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먼저, 다가오는 겨울철 자연재난에 대비하여 겨울철 대책기간(12.1~내년 3.15)을 운영하여 설해와 한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설해대비 취약지역 및 시설물 일제정비를 실시하고, 선제적 상황관리 및 단계별 비상근무체계를 구축하여 재난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했다.

또한 폭설에 따른 주민불편을 최소화 하기위해 염화칼슘 등 제설자재를 미리 확보하고 제설장비를 사전에 정비하는 한편, 긴급 상황에 대비한 민·관·군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자율적 제설작업을 활성화하여 신속한 응급조치 추진체계를 마련토록 하였다.

둘째로, 지난해 우리지역에도 큰 피해를 입힌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의 재현을 막기 위해 전력공급중단 대비 행동 매뉴얼을 마련하여 겨울철 블랙아웃에도 대비토록 했고, 구미 불산 가스 폭발사고와 관련하여 화학물질 사고대응 매뉴얼 제작에도 나서는 등 다양한 상황의 재난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재난대책 업무를 하다보면 무시로 밤을 새우고 때로는 주민의 오해와 질타를 받기도 하지만 재난관리의 기본이념인 재난의 위험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우선 보호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재난의 징후를 살피고 미리 대처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잠시라도 덜어보고 하인리히 법칙을 되새기고 싶어 설원(說苑)의 권모편(權謨篇)에 나오는 곡돌사신(曲突徙薪)이란 구절을 소개한다.

어떤 나그네가 길을 지나다 집 굴뚝을 곧게 새우고 굴뚝 옆에 땔나무까지 쌓아둔 것을 보고 그 집주인에게 불이 나기 쉬우니 굴뚝을 구부려 땔나무를 옮겨두라고 충고했지만 집주인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며칠 뒤, 그 집에 큰 불이나 마을사람들이 힘을 합해 불을 껐다. 얼마 후, 집주인은 감사의 표시로 마을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과 술을 대접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처음에 굴뚝을 고치고 땔나무를 옮기라고 충고한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에 한사람이 "그 때 당신이 그 나그네의 말을 들었더라면 불이 날 일도 없거니와 이렇게 술과 고기를 낭비할 필요도 없을 것이오." 라면서 시를 한 수 지었는데 "굴뚝을 구부리고 땔나무를 옮기라고 충고한 사람의 은혜는 모르고[曲突徙薪無恩澤] 머리를 그슬리고 이마를 데며 불을 끈 사람만 상객이 되었군요! [焦頭爛額爲上客耶]"라는 두 구절이 들어 있었다.

재난에 강한 안전한 청주, 곡돌사신의 교훈과 하인리히 법칙을 명심 또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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