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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선거철이라 상호 비방이 난무하고 자기편 거들어주기에 급급한 세태이다. 다른 해보다 일찍 겨울이 찾아와서 눈도 빠르고 추위도 더 혹독할 것이라 한다. 그래도 이 겨울을 따듯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구세군 자선냄비 후원계좌에 익명으로 1억 원을 송금하신 분이 있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김장을 나눠드리고 연탄을 직접 배달해주는 등 훈훈한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복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복은 하늘에서 툭하고 떨어지거나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복에는 3단계가 있다고 한다. 복을 짓는 작복(作福)이 1단계이고, 복을 받는 수복(受福)이 2단계이며, 복과 멀어지는 석복(惜福)이 3단계이다. 먼저 복을 지어야 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이고, 받은 복을 다 쓰면 복과 멀어지게 되는 과정이다. 복은 짓지 않고는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 어찌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불자들은 복을 많이 받기보다는 복 짓기를 권하는 것이다.

부처님 말씀에 보면 복밭을 가꾸어야 복을 받을 수 있는데 복밭에는 8가지가 있다하여 팔복전이라 한다. 이는 길가에 샘을 파는 일, 하천에 다리를 놓는 일, 험한 길을 잘 닦는 일, 부모에게 효도하는 일, 부처님과 가르침 그리고 스님을 공경하는 일, 병든 사람을 간호하는 일, 가난한사람에게 밥을 주는 일, 법회를 열어 혼백을 제도하는 일 따위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법당 안에는 '복전함'이 있다. 신성한 부처님 앞에 왜 돈 봉투를 넣는 상자가 있을까· 복전은 '복을 거두는 밭'이라는 의미다. 복밭에 착한 씨앗을 심어 놓으면 언젠가는 복이 열매 맺는 날이 있다. 복전함은 착한 일에 정성을 보일 할 수 있게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복을 짓는 방법에 관련된 재미나는 일화가 있다. 옛날 큰스님이 있었다. 주지 소임을 살 때, 한 신도가 망자를 위해 49재를 지내 달라고 돈을 내놓았다. 돈을 받은 스님은 걸망을 메고 말없이 밖으로 나갔다가 한참 뒤 돌아와서는 "오늘 영가 천도 다했다."고 말했다. 상주는 의아해서 "스님 어떻게 된 영문이냐·"고 물었더니 스님은 "길거리에 있는 거지들에게 몽땅 나눠줬다."고 했다. 불공의 이치는 바로 이런 것이다. 주변의 가난한 이웃을 위해 베푸는 것, 중생을 구제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참된 복을 짓는 불공이라는 것이다. 법당에 불공을 드리는 것도 훌륭한 불공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것이 참된 불공이라는 가르침이다.

이 시대의 성자로 불리는 달라이 라마는 "불필요한 사치품을 사는데 돈을 낭비하며 삶을 허비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그 돈을 써보라. 각종 오락에 당신의 돈을 사용하면서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런 행동은 너무나 무의미한 일이며 당신의 영혼을 방황하게 하는 행위일 뿐이다."라고 하였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고 도움을 주는 일은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은 받아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삶에 힘을 얻을 수 있어서 좋고, 주는 사람은 복을 지어서 좋은 것이다. 이웃의 고통과 아픔을 모른척하고 나 혼자만 행복할 수는 없다. 행복한 이웃이 있을 때 나도 행복 할 수 있는 것이다.

물가는 오르고 서민들의 생활이 궁핍해져가고 있고, 생활이 어려운 빈곤층은 늘어나고 있다. 성장과 분배라는 학술적 논쟁과 정치적 판단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내가 지은 것만큼 내게 돌아오는 것이 인과법칙이다. 지금 나누고 베푸는 것이 어떤 복으로 내게 돌아올지는 알 수 없지만 베풀지 않는 사람보다 복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주역』에도 선행을 쌓은 집안은 필시 넉넉한 경사가 찾아온다고 했다. 어렵고 힘든 이웃들을 보살피고 도와주는 것은 결국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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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