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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눈이 온 아침, 유리창을 통해 본 세상은 맑고 깨끗했다. 고요함과 적막함이 유지되는 가운데 내 마음도 조용하고 차분해졌다. 잠에서 깨어 만난 첫 풍경은 왠지 반갑고 기쁘기까지 했다. 하루하루 스쳐 지나가는 짧은 시간들이 모여 역사를 만드는 것처럼 순간순간의 짧은 생각들이 모여 내 삶의 철학이 되고 내 삶을 저 먼 미래로 이끌어 가는 이념과 가치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려고 애쓴다.

요즘 대통령을 뽑는 선거 이야기로 세상이 번잡하기 그지없다. 신문은 물론이고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에서는 온통 그 이야기뿐인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지난 주 어느 날 저녁, 우연히 TV에서 본 토론회가 인상적이었다. 날선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는 와중이었다. 왜 출마했냐는 질문에 당신을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답변. 내 입에서는 놀람과 탄식이 흘러나왔을 뿐이다. 어찌해야 하나. 이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걱정이되었다. 출마한 후보에게 왜 출마했냐는 질문도 아름답지 않았지만, 더더욱 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출마할 수도 있다는 불쌍한 현실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학습시켜준 꼴이 된 것이다. 언제쯤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고 꿈을 심어주는 그런 선거를 볼 수 있을까.

나도 내가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고 내 마음을 의지하며 힘이 들 때 전화 통화라도 하고 나면 내 마음의 번잡함이 가셔지는 그런 좋은 분들이 있다. 가끔씩이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한겨울에도 내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런 분들이다. 공부하는 것이 직업이다 보니 그 분들도 거의 대부분 학계에 몸담고 계신다. 자주 찾아뵙거나 혹은 자주 연락을 드리지 못해도 그분들은 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고 언제나 희망을 말씀해 주시고 늘 조용히 웃으면서 지켜봐주신다.

내가 좋아하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당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하기에 그 분들 또한 다른 사람들도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보고 타인을 존중한다. 둘째는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 생활이나 마음의 아쉬움이 없기에 굳이 남에 대한 질투심이나 서운함이 없이 스스로의 삶을 차분하고 당당하게 꾸려 나가기에 남을 배려한다. 셋째, 세상에 꿈과 희망을 주려고 노력한다. 앞이나 뒤에서 남을 안되게 하려고 노력하거나 남을 끌어내리거나 자신을 높이려고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잘 살 수 있게 비전을 만들고 희망을 주려고 한다. 넷째, 심각한 표정을 짓기 보다는 웃음을 띤 채 다른 사람들을 맞이한다. 적어도 내가 만나거나 통화를 할 때는 그러했지만, 추정컨대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리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살면서 나도 억울한 경우들을 경험했다. 물론 그것도 한 두 번뿐이겠는가.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 그러저러한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 해 본 적은 거의 없다.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그것에 신경을 쓸 시간이 아깝기도 했지만, 또 하나는 같은 부류의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가까이에 있는 다른 분들이 조심하라고 걱정을 해주기도 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세상을 보고, 자기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서 사는 것 같다. 그렇기에 생각도 만남도 삶도 습관이 된다. 정말 다행인 것은 내가 만나고, 대화하고, 식사하고, 웃고, 함께 합창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세상에 희망을 주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이 행복할 뿐이다. 그러하기에 희망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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