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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1.27 11:10:0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읽히고 있다

권명숙 (지은이) | 월간문학사, 123쪽, 8천원

"나는 지금 읽히고 있다// 문을 나서자마자 조심스레 나의 겉장을 넘기는 바람/ 사선으로 대청 읽어도 꽤 시간이 걸릴 만한 빽빽한 목록/ 목록을 다 읽기도 전 어느 새 또다른 독자가 끼어든다// 은테 안경 고굴절렌즈 너머 근시안적인 눈이 햇살에 읽히고 있다// 단 5분 앞도 낼 수 없는 시력을 독파한 햇살이 내려앉은 나뭇잎들은/ 왜 또 나의 머릿속을 읽을까// (중략)// 뒤표지에 적힌 값과 바코드가 읽혀지려 할 때/ 긴 골목은 나를 두루루 말아 주머니에 집어넣는다"-<'하늘빛 스카프를 발목에 질끈 묶지' 중>

제천 출생 작가 권명숙 시인이 첫 시집 '읽히고 있다'를 펴냈다.

2005년 문예지 '한국작가'를 통해 문단에 나온 그녀는 이 시집에서 사물에 대응해 그려 놓은 시를 수록하고 있다. 만난다는 것과 헤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의 사이를 지나가며 새기는 자국이라는 운명에 대해 노래한다.

시집은 1부 '잊고 있던 받침', 2부 '네 곁으로 한 발짝', 3부 '바람 한 자락 잡아채다', 4부 '아찔함에 빠지다' 등 4부 75편의 시로 구성됐다.

권씨가 시를 쓰게 된 계기는 1980년대 초반 고향인 제천시 청풍면이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면서 고향을 잃은 상실감에서 시작됐다.

증재록 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은 '읽히고 있다'에 대해 "시는 읽혀야 한다. 정신의 가장 치열한 작업 중 하나라는 시가 넘쳐나는 요즘 마음을 건드리는 그 무엇, 그런 공감은 진실이 바탕이어야 한다"며 "권 시인의 시는 안온하고 그리움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체험으로 판 우물에 시적 촉수를 대고 있는 듯 자기 정화의 그림을 펼친다"고 평했다.

권 시인은 현재 시울림문학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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