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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수도땐 '녹색칠', 여성친화엔 '분홍칠'

청주시, 여성안전 명분 핑크택시 66대 도입
페인트 값만 수억원… 전시행정 비난 자초

  • 웹출고시간2012.11.26 19:51:0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시가 '여성친화택시'라며 야심차게(?) 내놓은 분홍 택시.

녹색 수도를 만든다며 보행자도로에 녹색 페인트를 뿌렸던 청주시가 이번엔 여성친화택시를 도입한다며 멀쩡한 택시를 분홍색으로 칠했다. 내실을 튼튼히 하기보단 겉치레에만 급급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시는 지난 20일 '시민 콜'이란 택시 제도를 정식 도입했다. 위치 서비스 같은 안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민의 귀가 안전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사업비로 12억2천400만원이 투입됐다. 청주지역 11개 법인택시회사에서 680대가 동참했다.

시는 해당 택시에 콜 내비게이션과 GPS 위치 수신기, 카드결제기, 디지털 미터기, LED 방범등을 설치했다. '안심 서비스'를 요청할 땐 보호자에게 택시 번호와 위치 추적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

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여성친화택시'를 만들었다. 귀가 여성을 택시 범죄 위협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함이다. 여성의 안전을 위해 당연히 필요한 조치고, 매우 잘한 일이다.

하지만 택시 외관 전체를 분홍색으로 칠한 점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그 이유도 황당하다. '여성은 분홍색과 잘 어울린다'는 단순한 상징성 때문이라고 한다. 여성친화도시, 궁극적으론 남녀평등도시를 표방하는 청주시가 아직까지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단 얘기다.

시는 분홍(핑크) 택시 66대에 1대당 155만원의 도색비를 쏟아 부었다. 전체 1억230만원.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편안한 택시', '여성친화택시'란 광고 문안에는 1천320만원을 썼다. 해당부서 관계자는 "시민 콜 680대 중 66대 만이라도 정예화하기 위해 분홍 택시를 도입했다"며 "여성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좋게 봐 달라"고 했다.

말은 그럴싸하다. 하지만 넙죽 이해하기엔 너무나 많은 세금이 쓰였다. 분홍 택시를 타면 여성이 안전하다는 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예화를 위한다면 적은 예산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요한 건 겉치레가 아닌 내실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청주시가 녹색수도를 만든다며 녹색 페인트칠을 한 시청 앞 보도.

시의 '색깔 강박관념'은 2년 전 녹색 도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한범덕 시장의 캐치프레이즈인 '녹색수도'를 만든다며 시청 앞 인도 2.6㎞ 구간에 녹색 페인트를 칠했다. 투입된 사업비는 1억6천500만원. 이번 분홍색 페인트를 더하면 3억원에 가까운 세금이 별 효과도 없는 색깔 치장에 쓰인 셈이다.

시민 박모(45·상당구 운천동)씨는 "살다 살다 분홍색 택시같이 유치한 발상은 처음 본다"며 "자기 돈이 아니라고 일단 쓰고 보는 '전시성 공직 마인드'가 근본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 김수미·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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