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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외면…공공비축미곡 매입 '비상'

정부 수매후 1~2개월 후 대금 지급
자금 확보 수월한 농협·정미소 매수 선호
구매 실적 저조…불량 확보 어려움 예상

  • 웹출고시간2012.11.06 19:44:4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부에 수매하는 것보다 농협이나 동네 방앗간에서 도정해 내다 파는 것이 오히려 더 편리하고 가격도 뒤지지 않습니다."진천에서 40년 동안 벼농사만 짓고 있는 김모(68 덕산면)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벼를 수매하지 않고 일부 농협에 매수하고 나머진 동네 정미소를 이용해 도정하기로 결정했다.

김 씨는 해마다 이맘때면 정부의 공공비축미곡 수매시기를 맞추기 위해 정신없이 바빴다.
 
수확한 벼를 인근 도로나 마을 앞마당에 내다 널었다가 밤에 또 다시 걷어 들이는 일을 열흘 가까이 반복해야하는 불편을 겪었다. 최고의 품질 좋은 벼를 수매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양질의 수분조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지 김 씨 만의 일이 아니었다. 온 동네가 추곡수매를 위해 집집마다 내다 말리는 벼로 인해 지나다니질 못할 정도로 거의 비상사태였다.
 
최근엔 담배나 고추 건조기를 이용해 벼를 건조하고 있어 불편은 거의 사라졌지만, 이처럼 한해 농사의 결과가 대부분 추곡수매에서 결정졌었다.
 
좋은 등급을 받은 농민과 그렇지 못한 농민들이 웃고 한숨짓는 진풍경이 수매공판장 곳곳에서 연출되곤 했었다.
 
그러나 이젠 추곡수매장에서 예전의 이 같은 정서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수매 외면은 농민들이 정부수매는 수매 후 약 1~2개월이 지난 후에야 대금이 지급돼 자금을 제대로 유용할 수 없는 불편이 있어, 차라리 농협이나 정미소에 벼를 매수해 편리할 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편리함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천지역은 올해 정부의 공공비축미곡 매입을 오는 12일부터 각 읍면 공판장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충북도가 배정한 물량의 절반도 수매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는 진천군에 내년도 공공비축미곡 매입을 위해 포대벼(건조벼)와 산물벼 포함 올해 총 1만 6천800(포대당 40㎏)포를 배정했다. 이에 따라 군은 건조벼 1만3천18포와 산물벼 3천782포를 각각 나눠 각 읍면별 수매 매입 분량을 할당했다. 그렇지만 이미 수매가 완료된 산물벼의 경우 2천330포만 수매가 되는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건조벼 역시 당초 9천771포 수매계약을 했지만 6일 현재 4천726포만 희망하고 있어 전체 수매는 42%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진천군 2011년산 공공비축미곡매입실적도 총 2만7천602포를 배정 받아 총 5천598포가 최종 수매돼 20%선의 수매실적을 보였다.
 
이 같은 수매 실적 저조현상은 갈수록 고령화되는 농촌 현실과 힘든 발품을 팔아 건조시켜야 하는 불편, 농협과 정미소에 납품하는 가격차이가 수매가와 거의 없는 점 등이 부합되고 있다.
 
농민들의 이 같은 외면은 충북도내 대부분 지역도 마찬가지로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공공비축미곡 매입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군관계자는 "충북도로부터 배정 받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차후 공공비축미곡수매가 인상 시 페널티를 받을 우려가 있어 배정물량 실적 달성을 위해 농가를 방문 독려와 홍보를 계속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했다.
 
그는 또 "진천지역의 경우 전국 쌀 값 평균치보다 높아 농민들이 구태여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하면서 수매를 하지 않고 임도정업체와 직거래를 하고 있어 수매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같다"고 덧붙였다.

진천 / 조항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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