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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24 17:22: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시인·문화비평가

'서울 인사동에 있는 충북미술관의 2013년도 1분기 전시회 안내입니다. 1월에는 박영대 화백과 이홍원 화백의 전시회가 있고, 2월에는 강호생 화가와 김동연 서예가의 전시회가 있으며, 3월에는 판화가 김준권과 사진작가 문상욱의 전시회가 있어 화단은 물론 수도권 미술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이 가상 뉴스는 미술계의 오랜 숙원이다.

운동선수에게는 운동장이, 공연예술인들에겐 공연장이 그들의 무대이듯이 미술가들에게는 미술관이 그들의 꿈을 펼치는 무대이다. 동양화 서양화 민화 조각 서예 공예 등 모든 미술 장르는 전시예술이다. 그러므로 미술인들의 창조적 예술혼이 빛을 발하는 무대가 바로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인 것이다.

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동료작가들은 물론 미술평론가와 작품구매자와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평가 받는다. 아무리 천재 작가라 하더라도 미술관이 없어 작품을 선보이지 못하면 뛰어난 재능은 사장되고 만다. 그러므로 미술관은 미술인들에게는 생명줄과 같은 곳이며, 미술 애호가들과 지역 주민들에게는 문화향유 공간이자 지역자산인 것이다. 그래서 좋은 미술관의 존재 유무와 다소는 지역의 품격과 브랜드가치를 결정짓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충북에는 도립미술관이 없다. 뿐만 아니라 시·군립 미술관도 변변한 게 없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공예품 전용 전시관인 한국공예관과 청원군이 운영하는 대청호미술관, 진천군이 운영하는 판화미술관 정도이고, 청주권을 중심으로 민간이 운영하는 소규모 미술관 9개소가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신진 미술가는 해마다 배출되는데 미술관은 정체상태이니 작품 전시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작품 수장고도 없어 작가들의 혼이 담긴 소중한 미술품들을 체계적으로 보관하거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치단체들이 미술관을 선뜻 건립하지 못하는 속내가 있다. 미술관은 일반 건축물과 달리 채광성은 물론 항온 항습이 설계에 반영되어야 하므로 건립비가 많이 소요되며, 건립 이후에도 관리인원 인건비와 냉· 난방비 통신비 등 유지관리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문화향유권을 가진 시민들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미술인들에게 사용료 부담을 전가할 입장도 아닌데다가,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기존 자치단체들도 대부분 운영난에 허덕이거나 애물단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 돈 안들이고 미술인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 시킬 수 있는 미술관이 있다. 그게 바로 필자가 주장하는 서울에 유명 미술관 1개 층 또는 1개 동을 임대해 충북미술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서울은 우리나라 최대 미술시장이다. 미술인이면 누구든 서울에서 작품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거기서 인정받아야 브랜드가치가 상승되며,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명도가 높은 작가가 아니면 서울에서 작품 전시회를 하기란 매우 어렵다. 대관도 어렵거니와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가난한 작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천재성은 사장되고 향토작가라는 이름으로 저평가 받으며 작품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충청북도서울미술관은 유용한 가치가 있다. 기존 미술관을 전세로 대관하니 원금도 없어지지 않고 그 쪽의 전문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전시 작가의 선정과 관리는 공정성 · 기회균등성 · 미래지향성에 방점을 두어 충북문화재단이 운영하면 될 터이다.

서울의 충북미술관은 피카소와 백남준과 같은 위대한 미술가가 탄생되는 자궁역할을 할 것인즉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리라.

다행히 도와 청주시가 구 청주연초제조창 휴면 건물에 국립미술관 분원을 유치해 모처럼 미술계가 기지개를 펴고 있는 이때에 충북 미술계가 크게 도약할 지혜와 역량을 집주해야 한다.

그런 에너지와 열정이 모이고 쌓여지면 어느 날 충북 미술계에 싸이같은 미술인이 나타나 세계 미술계를 쥐락펴락할 그날이 올지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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