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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 물억새 "언제 다시 피나"

3년 전 만해도 하얀 가을 수채화
퇴적물·태풍 탓에 밋밋한 올 가을

  • 웹출고시간2012.10.21 20:19: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2010년 가을 무심천을 하얗게 수놓은 물억새 숲.

"꽃 피는 무심천에/ 가을이 왔건만/ 한 번 떠난 물억새에/ 시민들만 슬피 우네~."

가을 이맘때면 청주 무심천을 하얗게 수놓던 물억새가 좀처럼 그 수려한 자태를 내보이지 않고 있다. 벌써 2년째.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떤 고난을 당했기에 청주시민의 마음을 이리도 애태우는 걸까.

3년 전 가을로 시계바늘을 돌려보자. 10월의 따사로운 어느 날, 무심천 곳곳에서 플래시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수영교 아래 등 6곳엔 '물억새 포토존'까지 설치돼 있다. 하루 평균 6천여명(청주시 집계)이 무심천을 찾았다. 시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장평교~제2운천교 둔치 9㎞에 심은 물억새는 그렇게 청주의 명물로 자리 잡아 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련이 시작됐다. 군락지는 그대로 있는데, 도통 꽃이 피질 않았다. 원인은 다소 황당했다. 물억새를 심은 뒤 한 번도 베지 않아서였다.

5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1m 이상 자라고,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꽃이 피는 물억새는 봄과 여름만 되면 홍역을 치렀다. 썩은 줄기 퇴적물이 여름철 흙탕물과 한데 엉켜 마르게 됐고, 이 탓에 땅 속 뿌리가 수분을 빨아들일 수 없게 된 것이다. 가시박, 돼지풀 같은 외래·유해식물마저 가뜩이나 맥없는 물억새를 더욱 옥죄였다.

올해 3월 초 청주시 관계자들이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보다 못한 청주시가 '심폐소생술'에 나섰다. 물억새의 숨통을 죄는 퇴적물, 즉 밑단과 외래식물을 베기로 했다. 6천만원을 들여 '흥덕대교~수영교' 5.5㎞(면적 9만3천200㎡) 구간을 제초했다. 나머지 구간은 연차적으로 깎기로 했다. 당시 시 관계자는 "올 가을 화려한 부활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올해 10월21일 무심천 용평교 인근 물억새 숲. 예년보다 밋밋한 모습이다.

그런데 웬걸, 이번 가을 역시 밋밋하기 짝이 없다. 물억새가 군데군데서 피긴 했는데, 예전처럼 수려한 모습은 아니다. 색깔도 별로 하얗지가 않다.

거금을 들여 제초까지 했는데, 또 무엇이 문제였을까. 올해는 '태풍'이 속을 썩였다. 지난 8월 하순 초강력 태풍 볼라벤은 하루 168㎜의 집중 호우를 뿌리며, 무심천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엄청난 급류와 토사에 물억새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10월 하순. 한 번 상처 입은 물억새는 좀처럼 옛 자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방 제 모습을 찾을 것"이란 시 관계자의 말도 빗나갔다.

언제쯤이면 다시 무심천에서 플래시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일단 올 가을은 틀린 것 같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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