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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28 16:18: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미숙

충주 숲해설가

괴산군 청천면의 천연기념물 왕소나무가 600년이라는 숱한 세월을 보냈지만 얼마 전 태풍 볼라벤에의해 쓰러져 안타깝게 했다. 쓰러진 이 소나무를 뒤늦게 살리겠다고 여럿이 나섰지만 이미 뿌리와 가지가 상당히 부러져 살리더라도 예전만 못할 것 같다.

이 왕소나무는 수년전부터 점차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어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호나무를 튼튼히 받쳐주었더라면 소나무의 풍성함을 더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었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왕의 온천' 고장인 충주시 수안보에도 비록 천연기념물은 아니지만 주목받는 소나무가 2그루가 있다.

충주 하늘재의 '연아나무(일명 김연아소나무)'와 또 하나는 중산리의 허리 굽은 소나무인 '내외소나무'로 충주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나무들이다.

'연아나무'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에 120년된 소나무로 은반 위를 화려하게 수놓은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피겨동작 '비엘만'자세를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으로 탐방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또한 '내외소나무'는 허리 굽은 소나무 2그루가 남쪽을 바라보며 시집간 딸을 걱정하는 부모의 모습을 닮아 효(孝)를 상징하는 나무로 주민들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아나무의 건강상태가 심상치 않다. 사실 연아나무도 햇빛을 좋아하는 소나무여서 풍부한 햇빛이 필요하지만 피겨동작인 비엘만 스파이럴의 뒷다리에 해당하는 나뭇가지가 햇빛을 보지 못해 생기를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월악산 국립공원에서 연아나무 주위를 보호하기 위한 나무데크를 설치하여 인위적인 훼손을 막기는 했지만, 참나무에 가려 햇빛을 보지 못해 시들고 있어 정확한 실태조사와 나무진단을 통해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 하늘재 연아나무 만큼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박윤규 시인이 '김연아 소나무'에서 노래한 것처럼 "절정의 동작 그대로 한 그루 소나무"가 되어버린 아름다운 연아나무. "하늘도 시샘할 천상의 스파이럴"을 오랫동안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보호수 지정과 같은 보호대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현행 산림보호법에서 보호수는 시·도지사나 지방산림청장이 판단하여 지정 관리할 수 있고, 지정기준은 산림청 예규 자생식물 및 산림유전자원보호림 관리요령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소나무 보호수는 수령이 200년 이상, 수고 20m, 흉고 직경 1.2m으로 되어 있어 연아나무의 경우는 다소 못 미친다. 다만, "수령 100년 이상의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으로서 고사 및 전설이 담긴 수목이나 특별히 보호 또는 증식가치가 있는 수종은 이 기준에 불구하고 보호수로 지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 탐방객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연아나무는 보호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연아나무가 있는 충주 하늘재는 국가명승 제49호로 지정된 문헌상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다. 지난 2천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오갔으며 서민들의 숱한 사연과 애환이 서려있는 잘 보전된 숲길이다.

어느 동식물이든 생태계에서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그래도 연아나무의 경우처럼 특이한 형상으로 자연미를 갖춘 모습을 보기란 매우 희귀하고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금세기에 이런 소나무를 다시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자칫 탈이 난 다음에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이참에 보호수로 지정하여 체계적인 관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덧 푸르던 옛길 하늘재에도 푸른 하늘과 더불어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다. 앞으로 '보호수'로 지정된 연아나무가 많은 탐방객들의 관심 속에 자연미를 한껏 뽐내며 숲의 중요성과 가치를 일깨우는 숲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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