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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14 20:17: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설영

청주교대 부설초 교사

아이들과 함께 서울로 임원수련회를 갔다. 버스는 청주에서 서울까지 우리들을 안전하게데려다 주었다. 첫 목적지인 우리나라 최고의 학부, 서울대학교가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첫 인상이 기대한 만큼 좋았으므로 앞으로의 일정도 긍정적인 전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문을 지나 대학생들에게 물어가며 첫 번째 목표 지점인 박물관을 찾았다. 우리와 서울대학생과의 첫 대화가 길을 묻는 아주 작은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벌써부터 그들의 살아 숨쉬는 열정이 가슴 가득 전해지고 있었다. 그들의 눈동자는 인내로 무장된 갑옷을 입고 있었고, 걸어가는 힘찬 발걸음이 방패가 되어 자신감까지 흘러 넘쳤다. 대화하는 목소리 안에도 새로운 미래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조금 내려가다 보니 작지만 큰 연못이 수려한 모습을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서울대학교의 명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는 자하연 연못이다. 때마침 우리를 반기기라도 하듯 분수대에 키 작은 무지개가·활짝 기지개를 켰다. 연못 자체도 아담하여 소박한 한국의 어머니를 닮아 있었다. 게다가 지식의 보물창고인 도서관 앞이라 연못은 늘 자식처럼 지켜보면서 힘들 때 다독여 주고 쉴 수 있도록 넓은 마음으로 감싸 안고 있었다. 아이들과 나는 우리라는 공동체가 되어 약속이라도 한 듯 자하연 연못을 카메라에 가두기 시작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몰려든 새들의 웃음소리와 노랫소리가 음향이 되고, 무지개가 뒷배경 되어 우리는 어느덧 연극 무대 위에 배우가 되어 있었다. 오늘 1회뿐인 특별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세 번째 코스인 학생회관에 들렀다.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30분이라는 시간을 공평하게 나누어 주었다. 학용품을 사는 아이, 기념품을 고르는 아이, 책을 즐기는 아이, 그저 눈 안에 많은 것들을 담고 오는 아이 등 자기가 목적한 바에 따라 선택하느라 분주했다. 아이들은 주어진 시간을 자기 입맛에 맞게 맛있게 요리하고 난 뒤 내 앞에 다시 모였다. 때로는 자유로운 시간이 우리가 책임져야할 부분이 더 많음을 아이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마지막 목적지인 규장각으로 향했다. 거기서 김정호선생님이 만든 대동여지도의 위대함을 담은 영상이 교과서가 되어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 분의 헌신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매사에 남을 돕는 일에 온 정열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또한 내 생각이 옳은 것보다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 더 중요한 사회, 실력보다는 인성이 스펙이되는 사회, 명예나 권력의 성공보다는 자기가 이룬 일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성취가 더 중요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는 노력해야겠다.

우리는 주변의 모든 곳을 수련장이 아닌 여행지라는 생각으로 바꾸어 보았다. 그러고 난 후 마음까지 즐거움으로 바뀌었다.·여행은 온 몸으로 읽는 책이라고 했다. 갖가지 체험의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새롭고 낯선 세상이 펼쳐졌다. 우리에겐 어디든지 가는 곳마다 여행지가 되었고, 어디든지 도서관이 되었다. 도시 전체가 매일매일 새롭게 발간되는 커다란 출판사가 되었다. 생각만 바꿨을 뿐인데 우리는 어느새 탐험가가 되어 있었고 도전가가 되어 있었다.

학교를 대표해서 임원수련회를 온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몸에 좋은 삶의 영양분을 많이 취하여 우리나라를 세계의 중심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계 속에서 세계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마인드를 가슴 속에 담아갔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교사인 나부터 매일 시작과 실패하는 일에 도전할 것이며 할 때까지, 될 때까지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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