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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0.10 16:47: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기원

시인·문화비평가

세계가가 온통 싸이 신드롬에 빠져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뜬지 두 달 만에 세계 222개 국가가 이를 보았고 조회 수도 3억 건에 이르고 있으며, 전 세계 음악인들의 꿈인 빌보드 싱글 차트 고지를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점령해 본인도 놀라고 세계가 놀라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악과 말춤 태풍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과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대륙에 까지 질풍노도처럼 번져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물론 경노당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말춤을 추며, 백의의 천사 간호사도,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도, 하얀 세일러복을 입은 미 해군 장병들도 그들의 말춤 추는 모습을 동영상에 띄워 존재감을 홍보하고, 야구장이나 축구장에서도 수많은 관중들의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에 맞춰 흥겹게 말춤을 춘다.

이렇게 싸이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세계적인 문화아이콘이 되었다. 태생부터 B급 가수라고 너스레를 떨던 싸이는 그렇게 월드 스타가 되었고 동시에 돈방석에 앉았다.

지난 9월 26일 싸이가 충북에 왔다 갔다. 서울시청 앞 공연처럼 서원대 야외음악당은 대학생들은 물론 소문을 듣고 구름처럼 몰려든 3만 여명의 관중들의 환호와 탄성으로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도대체 싸이가, 강남스타일이 무어 길래 평소 점잖은 충북 인들마저 자리에 일어나 미친 듯이 말춤을 추게 하는 걸까. 그게 바로 문화요 문화산업의 힘이다.

문화와 문화산업은 창조이고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벽이 없고, 울타리가 없고, 국경이 없다. 뿐만 아니라 하드가 아니니 시공을 초월하는 에너지와, 빠른 전파성과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싸이 현상이 이런 문화와 문화산업의 시공성 · 전파성 · 확장성을 단적으로 웅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 싸이는 누가 만들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올림픽 5위국이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인 대한민국의 국력과 IT 인프라, 자유분방한 서울 강남문화, 그리고 그의 춤과 음악적 재능이 꽃피도록 뒷바라지 해준 보모와, 마이크만 잡으면 2시간이상 질펀하게 놀 수 있는 그의 창조적 열정과 역동적 에너지가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그러면 충북도 그런 인재를 키우고 있는지, 앞으로 지구를 들썩이게 할 충북 산 인물이 나올 것인가 겸허하게 성찰해보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했으니 그것으로 자족하고 말일은 아니지 않는가?

충북에는 인재양성기관인 충북도교육청과 충청북도인재양성재단을 운영하는 충북도가 있다. 목하 글로벌 인재양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나 아직도 학업성적 위주의 객관적 지표에 의해 인재를 발굴하고 관리·육성하는 시스템을 견지하고 있다. 인재발굴의 다양성과 효용성에 유효한 시스템인지 짚어보기 바란다.

만약 싸이에게 공부에 올인 하라 했더라면 세계인들을 열광케 하는 음악과 춤이 나왔겠는 가, 또 그런 월드 스타가 되었겠는가? 지금부터라도 그런 창조적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데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리하여 싸이같은 대중음악가, 피카소 같은 위대한 미술가, 섹스피어 같은 대문호를 배출해야 한다. 그들이 세계 어디서나 충북인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세계인들이 강남을 보기위해 몰려드는 것처럼 그들의 체취가 남아있는 충북으로 몰려오게 하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했다. 분야별로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아 그들이 어릴 때 끼와 소질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문화예술인과 문화산업을 키워 나가는 일은 쉬 표가 나지 않고,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미래를 내다보고 줄기차게 투자해야 한다. 그들 손에 향부와 국부의 명운이 달려있음이며, 21세기는 사람이 바로 부존자원이며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지금 충북 어디에 선가 제2 제3의 싸이가 무럭무럭 자라서 그들이 지축을 흔들며 세계를 누빌 그 날을 그려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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