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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석교초등학교 교사

나는 올해로서 초등학교 교사로 살아온 지가 22년째이다. 그동안 두 아들은 중학생이 되었고 나도 어느새 중년의 나이에 올랐다. 그동안 다양한 학부모의 요구에, 학생들의 모습에 때로는 기뻐하고 절망도 하면서, 또 때로는 허전함도 스며들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교사로 생활하면서 교실에서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에게서 보람과 재미를 느꼈던 많은 일들, 하루하루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즐거움들이 소복소복했다. 교직은 무조건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끄는 것만이 아닌 너와 나, 우리가 함께 커가는 소중한 만남이 있는 곳이다. 수많은 만남들이 있었지만 오늘 여기에서는 2년전 만났던 한 아이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3월 2일 시업식을 마치고 올라간 6학년 교실. 32명의 아이들이 처음 부임해 온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마음을 다잡고 '그래 올 한해 잘해보자' 라고 첫날을 시작하였다. 수업시수도 많고 학업성취도평가로 인한 부담감도 있었지만 6학년은 여러 번 담임을 해보았고 또 비슷한 나이의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 누구보다도 이 또래의 아이들 특성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더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32명과의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6학년이라 공부도 열심히 하고 교사와 갈등이 있을 때도 조용히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어서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지만 1명의 아이가 자꾸 나를 힘들게 하였다. 머리도 좋고 우스개소리도 잘해 기분이 좋을 땐 학급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 때도 있지만 화가 날 때는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분노가 폭발하면 손에 닿는 것은 던지고 발로 차고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수업시간 중에도 하는 바람에 다른 아이들의 수업에까지 방해를 하였다. 혼을 내기도 하고 타일러도 보았고 부모님과의 상담도 여러 차례 했지만 크게 나아지는 것은 없어서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그 아이를 놓아버릴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지만 교사이기에 또 나의 자식을 생각하며 사랑으로 그 아이를 감싸 안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려니 솔직히 나 스스로는 너무나 힘이 들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 또 용기를 가지고 그 아이를 대했다. 2학기가 끝나가는 어느 날 수업 중에 또 어떤 일로 화가 났는지 소리를 지르며 왔다갔다하면서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을 너무 방해를 하여 그날은 너무 화가 나서 크게 혼을 내었더니 이번엔 나한테까지 대드는 것이었다. 그랬더니 반친구들이 모두 그 아이한테 뭐라고 하였다. 평소에 선생님께서 너를 어떻게 대했는데 그러느냐며...그랬더니 그 아이는 조금 잠잠해졌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렇게 1년이 흘러 졸업식 날이 되었다.

1년 동안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oo이가 다가왔다. 꽃다발과 조그마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선생님 정말 감사했어요. 선생님은 잊지 못할 거예요.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어 꼭 선생님을 찾아뵙겠습니다."하였다. 그 말 한마디에 1년 동안 힘들었던 기억들이 다 눈 녹듯 사라졌다.

그 다음해 스승의 날 전주에 교실문을 누가 두드렸다. 나가보니 그 아이가 목캔디 한 통을 들고 서 있었다. 다음주가 스승의 날인데 못 올 것 같아서 미리 인사드리러 왔다면서...

나에게 보람과 인내와 사랑을 가르쳐준 그 아이에게 오히려 감사하며 같이 그 힘든 시기를 견딘 그 해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이 말을 꼭 해 주고 싶다.

너희를 잊지 않을게. 행복한 중학생, 그리고 멋진 어른이 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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