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탓에 스트레스?

김태국

NH농협은행 청주교육원 교수

민족 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핵가족화 된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 함께 모이는 추석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일년 중 가장 풍성하고 즐거운 명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풍성하고 즐거워야 할 추석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추석과 스트레스, 어울리지 않은 두 단어의 조합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등장한다.

AK플라자는 멤버십회원 2천3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3.1%의 회원이 '추석연휴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을 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로 '선물 등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라는 답변이 30.5%로 가장 높았고 '귀성길 교통체증'(18.5%)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번 추석은 태풍의 영향으로 물가가 예상치보다 높게 올랐고, 짧은 연휴 기간으로 인해 귀성길 교통체증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스트레스 또한 심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외부적 요인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많은 주부들은 명절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하소연을 한다. 음식준비에 시댁눈치 그리고 무관심까지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는 추석연휴 내내 주부들을 괴롭힌다. 남편들의 불만도 이에 못지않다.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곤함과 아내 눈치 보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는 등 불만들이 나온다.

한국가정법률 상담소에 의하면 실제로 지난 3년 간 추석 후의 이혼상담건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높다는 통계가 나왔다. 특히, 2010년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건수를 보면 추석 후인 10월에 접수된 건수가 842건으로 9월에 접수된 777건보다 높았다.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만나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고 관계가 돈독해져야 할 추석에 오히려 이혼이 늘어난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추석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가장 먼저 스트레스 자체를 받아들여야 한다. 추석연휴에 이러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하여 컨트롤을 해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처럼 본인 스스로 수용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둘째는 가족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 특히, 부부 간에 이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소통을 통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스트레스는 반감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족들 간에 공감대 형성을 해야 한다. 추석을 보내기 위해서 준비할 것이 많기에 주부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에 대하여 고마움을 느끼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주부들은 힘들어도 즐겁고 행복하게 추석을 준비할 것이다.

올해는 경제 불황과 태풍으로 인한 물가상승 그리고 짧은 연휴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추석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추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잘 극복한다면 가장 행복한 추석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하고 풍성한 추석은 결국 우리들이 만드는 것이다. 추석을 준비하느라 고생하는 가족들에게 새삼 따뜻한 말 한마디씩이라도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