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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호

법학박사

어떤 사람은 주먹의 힘을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날이 갈수록 걱정스러워지는 것도 주먹의 힘인 폭력을 제일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기 때문이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있듯이 모든 문제를 이성과 원칙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폭력을 빌어 해결하려는 좋지 못한 풍토가 우리 주변에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폭력을 힘이라고 믿는 사람이 가장 못난 자 이다. 또 어떤 사람은 권력을 힘이라고 생각한다. 권위주의적 독재권력이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권력이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놓고 말았다. 그렇지만 권력을 마구 휘들렀던 사람들의 최후가 얼마나 부끄럽고 비참한 것인가도 상기할 일이다.

우리가 권력을 휘두른다고 근원적 문제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만고의 진리를 되새겨야 한다. 불교의 가르침중에 '대장엄논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육신은 같다. 가문이나 피부색에 의해 깨달음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오직 지혜로써 부처가 된다." 불교를 믿는 사람은 나라와 종파에 관계없이 반야심경을 외운다. 그것은 지혜를 성취하고자 염원하기 때문이다. 스님들이 공부하는 방을 심검당이라 한 것도 지혜의 칼을 연마하는 곳이란 뜻이고, 부처님 앞에 등불을 밝히는 것도 지혜광명을 성취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세상에 폭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있어도 일시적일 뿐이다. 오로지 소통과 화합이라는 삶의 지혜만이 우리를 인생의 진정한 행복과 자유로 인도하는 가장 확실한 힘인 것이다. 요즘 사회 논란의 중심은 성폭력과 학교폭력이다.

그래서인지 정부와 정치권도 성폭력과 학교폭력에 관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 강경한 입장들이다. 그래서인지 정부가 밝힌 성폭력자에 대한 대책도 '화학적 거세' 확대를 골자로 한 처벌강화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물리적 거세까지 거론될 정도니 우리사회의 성폭력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성폭력도 문제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학교폭력이다. 이런 폭력은 과거에도 있어왔지만, 지금의 학생간 학교폭력 양상은 거의 학대와 고문 수준이다. 이 정도라면 이는 학생간의 물리적 충돌이 아니고 죽기살기의 생존을 위한 투쟁인 셈이다.

과연 무엇이 우리의 학교를 생존을 위한 투쟁의 장으로 만들었으며 나약한 친구의 고통을 탐닉하며 쾌감을 맛보는 반 인륜적 괴물들로 만들었는지는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불교에서는 '자비' 라는 말이 있다. 한자를 글자 그대로 풀이해보면 '자'는 긍정하는 마음이고, '비'는 부정하는 마음이다. '자'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끝없는 마음이며, '비'는 사람들의 고통과 시련을 함께 아파하며 그것을 없애주려는 끝없는 마음이다. 따라서 긍정과 부정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단어를 형성한 것이 자비이다. 그러므로 이 자비라는 단어 하나만 보더라도 우리의 삶은 그리 단순하고 이원론적인 가치관으로 판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생은 원만하게 살아가야 하는데 그게 쉬운가· 세상일 남에게 모질게 한 사람치고 잘되는 사람 없다고 한다. 그 인과가 끝까지 따라다니기 때문이리라. 성폭력, 학교폭력, 언어폭력, 심지어 직장에서의 폭력까지 사회구성원들이 폭력에 무감각 해질 때 우리사회의 공통체적 가치관은 괴멸하고 공생의 의지는 꺽일 것이다.

서로간의 양보와 타협 나와 다름의 인정을 통해 상대를 인정할 때 진정한 자비의 마음이 나온다.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통과 시련 앞에 충격과 아픔만을 느낄 것이 아니라 폭풍이 지나가고 난 뒤의 바다처럼 역경 뒤에 찾아올 평온과 안락함을 위해 삶을 조화롭게 이끌어 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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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 충북 72번째 회원' 변상천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

[충북일보] "평범한 직장인도 기부 할 수 있어요." 변상천(63)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회사 경영인이나 부자, 의사 등 부유한 사람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23일 2천만 원 성금 기탁과 함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하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충북 72호 회원이 됐다. 옛 청원군 북이면 출신인 변 부사장은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소작농 생활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그의 집에는 공부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어 쌀 포대를 책상 삼아 공부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시 세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마을의 지역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변 부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옥천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충북도청 건축문화과장을 역임하기까지 변 부사장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아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