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자살 부추기는 'F코드 낙인'

단순 우울증도 정신병자 취급… 각종 사회적 불이익
내년부터 가벼운 증상 제외… 보험업계 반발 예상

  • 웹출고시간2012.09.11 20:32: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청도민의 자살률은 가히 충격적이다. 2010년 기준 충남이 전국 1위, 충북이 3위다. 각각 인구 10만명 당 36.9명과 35.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OECD 평균 12.8명의 3배 수준이다.

이유가 뭘까.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충청도민의 '착한 심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화(火)'를 지나치게 억눌러 마음의 병이 생긴다는 얘기다. 한 번 생긴 정신질환도 도통 치료하지 않는다. '정신병자'로 사회적 낙인이 찍힐까봐서다. 이른바 'F코드(정신질환 분류기호)'의 공포다.

우리나라에선 정신과나 신경과 진료를 받으면 대부분 F코드가 남는다. 우울증, 강박증, 공황장애 등 400여 가지나 된다. 심지어 불면증 약만 먹어도 '정신병자'가 된다.

F코드 낙인자는 각종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다. 국가공무원법 등 77개 법에서 면허 취득이나 취업이 제한된다. 민간보험 심사는 더욱 까다롭다. 아예 가입조차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우리나라 정신질환자는 대략 570만명. 모두 F코드 낙인자다. '정신병자' 오명이 두려워 병원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잠재적 정신질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청소년이 그렇다. 입시나 취업 등을 우려해 정신과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 친구들의 놀림도 치료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결국 혼자서 끙끙 앓다 돌아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만다. 2010년 충북의 청소년(5~24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9.8명, 전국 1위였다.

우리나라 자살 동기 1위는 '우울증'이라고 한다. 경찰청 통계 결과, 전체의 28.3%나 된다. 자살 시도자 10명 중 7명이 우울증을 앓았고, 실제로 1.5명이 목숨을 끊었다. 이들 역시 'F코드'를 달고 살았다.

보다 못한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입원 치료를 받는 등의 '중증 질환자'에게만 F코드를 찍기로 했다. 가벼운 우울증 등은 제외키로 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전체 정신질환자의 70~80%가 F코드에서 해방될 전망이다. 약물 치료가 없는 단순 상담은 'Z코드(일반상담)'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자살 우려가 높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자살을 줄일 수 있는 'F코드 해방'은 보험회사 손에 달린 셈이다.

/ 임장규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