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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항은 지금…가을 수꽃게 천국

맛있는 가을바다 속으로 번지점프를 하다

  • 웹출고시간2012.09.09 18:52: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가을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다. 아침과 한낮의 기온차가 현저한 요즘, 밥맛도 예전만 못하다. 이럴 때 바닷바람도 마시고 살이 꽉 찬 가을 꽃게를 맛본다면 금상첨화다. 가을에는 알이 없는 암꽃게보다 살이 토실토실 오른'수꽃게'가 제격이다. 암게는 배판이 둥글게 생겼지만, 수게는 주사기처럼 길쭉하다. 꽃게 찜을 할 때는 배판을 위로 향해놓고 쪄내는 것이 요령. 그래야 내장이나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는단다. 껍질을 밑으로 찜통에 찐 꽃게를 쭉 찢어 게살을 한 입 가득 베어 물면 달콤함과 바다향이 그윽하다. 꽃게는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살이 찌지 않는다.


지난 주말 찾아 간 대천항구의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렀다. 연이은 태풍으로 하늘의 구름을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몽땅 쓸어간 탓일 터였다. 꽃게는 통상적으로 봄보다는 가을에 어획량이 많지만, 올해는 극심한 폭염과 연속된 태풍으로 수확이 예전의 절반 수준이란다. 그래서 꽃게 가격도 작년 가을에 비해 kg당 3~4천원 오른 상태. 산란기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설정된 꽃게 금어기(6.16~8.15)와 세목망 사용금지 기간(7.16~8.15)이 동시에 해제됨에 따라 보령과 서천의 항ㆍ포구에는 꽃게잡이 개량안강망과 연안자망, 통발 어선 그리고 세목망을 사용하는 선망 어선들이 일제히 출항했다.

금어기 동안 포획되지 않았던 꽃게들은 여름 내내 뜨거운 햇살에 잘 익은 과일처럼 속살이 꽉 차올라 터질듯 팽팽한 몸을 비로소 가을햇살에 드러낸다.


덤이 흐르는 구항 어시장

대천 항 초입에 접어들면, 새롭게 단장한 신(新)수산물센터가 보인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조금만 더 항구 쪽으로 가보시라. 옛 고향처럼 낡고 오래된 건물이지만, 항구의 정취(情趣)와 밀고 당기는 흥정이 정겨워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는 구(舊)어시장이 있다. 이곳에서 인심 좋기로 유명한 은포리 천안 아줌마 한봉선(62)씨를 만났다. 입소문으로 단골이 생긴 탓인지 다른 가게보다 사람들이 더 북적인다."대천 항 입구에 새로 지은 수산센터와 이곳 구항 어시장과 무엇이 다르죠?"라고 묻자 그녀는"그거야 인심이지. 가격은 그곳이나 이곳이나 똑같아. 같은 경매장에서 떼 온 것인데……그래도 이곳은 아무래도 덤을 많이 주지. 그래서 사람들이 더 많이 와."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손님마다 거래를 마친 후에는 어김없이 우럭, 전어, 낙지, 멍게 가릴 것 없이 성큼성큼 작은 망태기에 덤을 얹어준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같은 감성이 흐르는 곳이 구(舊)대천 어시장이다. 어쩌면 삶에서'덤'이란 인정(人情)과 여유를 한 글자로 줄인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그래서 사람들은 세련되고 깔끔한 신(新)수산물센터보다 낡고 오래된 구항으로 자꾸만 발길을 돌리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kg당 15,000원, 그래도'착한 가격'

보령군 수협 관계자는"올해는 작년에 비해 물량이 50% 감소해 가격이 예년에 비해 올랐다. 수요가 많아지는 추석이 다가오면서 지금의 가격보다 20~30%는 더 올라갈 것이다."라고 말한다. 올 가을 살아있는 꽃게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000~4000원 정도 오른 kg당 15,000원에 거래된다. 참고로 올해 봄 암꽃게 가격은 kg당 4만원~·4만5천원 안팎이었다고 하니 가을'수꽃게'가격은 그래도 착한 가격이다. 하지만 맛은 봄철의 암꽃게와는 차이가 있다. 가을 꽃게는 아직 설 달고 맛은 심심하다.

은포리 천안 아줌마 한봉선(62)씨는"아무래도 10월은 넘어야 맛이 차오른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꽃게의 맛은 깊어지고 달큰하다. 그리고 추운 겨울을 넘기면 그때는 암꽃게의 알이 꽉 차 암꽃게가 최고다."라며"대천 앞바다 인근에서 잡히는 가을 꽃게는 8월 중순부터 11월까지 잡히는데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꽃게보다 훨씬 맛있다."라고 자랑한다. 대천 가을 꽃게는 껍데기가 단단하고 청록색의 윤기가 흐르며 특유의 반점이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어 다른 지역 꽃게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현재(9월 초순) 대천 어시장 시세는 자연산 기준 광어 kg당 25,000원, 우럭(양식)은 10,000원, 도미(양식)는 20,000원에 거래된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전어 역시 kg당 15,000이면 충분하다. 수산시장에서 구입한 횟감용 고기를 근처 식당에 맡기면 kg당 7,000원에 회도 떠주고 기본 반찬에 매운탕까지 곁들여 식사를 할 수 있다. 생선 잡내가 없으면서 매운탕 국물 맛이 깊고 얼큰한 곳은 항구식당(041-933-7063)이 유명하다.


대천해수욕장 새로운 명물, 짚트랙

대천에 들리면 꼭 한번쯤 가볼만한 명물이 생겼다. 바로 국내 최초로 4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스릴 만점 대천'짚트랙'이다. 지난 달 18일 대천해수욕장에 오픈돼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도 차밭 위를 활강하는'짚라인 제주'를 비롯해 인제군 테마파크의'스카이 짚트랙'과 휴양림에 설치된'짚라인문경'정선군의'병방산 짚와이어'의 짚트랙이 있지만 해수욕장에 설치된 짚트랙은 이곳이 처음이다. 대천해수욕장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높이 52m(지상 20층)의 대천타워에서 지면까지 경사도 5도에 613m의 와이어를 연결해 만들어졌다.

막상 지상 높이 52m 트랙에 서보니 발밑이 저릿저릿하다. 하지만 탁 트인 해수욕장 전망만은 일품이다. 와이어 줄 하나를 내 몸을 맡기고 허방으로 미끄러지는 느낌은 짜릿하다. 스타트할 때는 등줄기에 땀이 흠뻑 배어들었지만, 막상 무게중심이 잡히면서 두려움은 금세 사라진다.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면 비로소 새들처럼 마음껏 비상의 꿈을 누려보는 것이다. 단점이라면 시간이 짧은 것이 흠이다. 짚트랙 이용금액은 18,000원으로 조금 비싼 편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대천항구에서 출발하여 안면도를 경유하는 유람선도 좋겠다. 약 1시간30분정도 소요된다. 어른 15,000원 초등학생 7,000원이다.


대천에서 점심 먹기에 적당한 집은 밴댕이집을 추천하고 싶다. 맛에 비해 가격은 꽤 저렴한 편이다. 밴댕이조림은 6천원인데, 그날그날 들어오는 자연산 잡탕(6천원)도 이집의 색다른 별미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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