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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

세상 사람들은 한국이 세계 초일류 IT국가라며 군침을 흘리고 부러움의 눈초리를 보낸다. 컴퓨터의 개발과 활용, 정보통신과 뉴미디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과학, 문화예술, 교육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통섭과 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낳았고 지구촌을 열광의 도가니로 이끌어 낸 한류 열풍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연이 아니다. 이미 우리 민족은 1천 년 전부터 창조적인 역량을 발휘하고 우리만의 문화유산을 계승하며 새로운 가치로 이끌어내는 DNA를 갖고 있었다. 세계에서 다시없는 기록의 대장정이자 콘텐츠의 보고인 팔만대장경을 보라. 초초대장경, 속장경, 재조대장경은 100년의 세월에 걸쳐 만들어졌는데 은근과 끈기와 기예(技藝)의 결정체이자 경판 하나하나에 우리 고유의 문화적 유전자와 나라를 지키려는 호국정신까지 담겨있지 않았던가.

이어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만들어진 직지는 1455년에 나온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정보혁명의 신기원을 이룬 사건이었다. 당시 청주 일원에는 금속을 다루는 뛰어난 기술자와 지천년견오백(紙千年絹五百)이라는 질 좋은 종이를 만드는 장인, 그리고 한 권의 책을 편리하게 사용토록 엮는 배접의 기술 등 당대 최고의 실력자들이 있었다.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수많은 장인들과 기술과 복합적인 창조의 위대한 상징인 것이다.

팔만대장경과 금속활자 직지의 가치는 조선시대 한글창제라는 민족정신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훈민정음은 중국 것에 사로잡히지 않고 백성들이 쉽게 배우며 생활의 편의를 위해 만든 실용주의가 담겨다. 한글뿐만 아니라 농업, 과학, 음악, 복지, 교육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풍요의 시대가 아니었던가. 한옥, 한국음식, 한국음악, 한복 등 이른바 한브랜드가 그 시대에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임진왜란과 일제시대와 6·25의 뼈아픈 과거를 가슴에 품고 새로운 대한민국 르네상스시대를 열고 있다. 세계 최고의 IT기술은 물론이고 드라마, 영화, 미술, 공연예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문화가치에 세계가 놀라고 있고 한국 따라하기 열풍이 불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한국인만의 창조 DNA가 세상의 빛으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1377 창조의 빛'이라는 주제가 말해주듯이 2012청주직지축제는 직지의 창조정신과 인쇄출판 및 정보혁명의 가치를 축제라는 그릇에 담았다. 주제전 '책들의 만찬'에서는 고려·조선시대 학자의 방에서부터 현대 지식인의 서재, 미래의 서재, 그리고 디지털과 미디어의 세계 등을 선보인다. 또한 지역의 작은 도서관에서 준비한 체험프로그램과 공연 및 강의가 함께하는 지식나눔콘서트, 차를 마시며 책 이야기의 꽃을 피우는 북카페도 준비돼 있다. 특히 '내 인생의 책 한권' 기증운동을 통해 전시장을 연출하고 향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는 등 창조의 기쁨을 나누고 꿈을 빚으며 삶 속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함께 한국의 금속활자 인쇄문화를 한눈에 보고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의 금속활자 특별전'이 열리고 매일 저녁에는 시인과 가수와 지역 공연단체가 함께하는 '가을의 노래 콘서트'를 통해 가을밤을 시노래로 아름답게 수놓을 것이다. 또한 한국의 인쇄문화와 유럽의 인쇄문화 장인들이 펼치는 인쇄체험, 다채로운 시민공연과 공예체험행사, 청주와 청원이 하나되는 시민광장 등을 통해 함께 노래하고 함께 춤을 추며 함께 포효하는 사랑과 감동의 무대가 될 것이다.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던 여름이 가고 오방색 아름다움으로 물결치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우리 모두 번잡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마음의 짐을 벗어놓자. 욕망의 그늘에서 빠져나와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이웃과 함께 '창조의 빛, 문화의 숲'으로 오라. 꽃처럼 나비처럼 바람처럼 햇살처럼 맑고 향기로움으로 가득한 2012청주직지축제의 장에서 꿈을 빚고 희망을 담으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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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