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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훈

청주 은파교회 목사 / 시인

날씨는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맑은 날이 있는가 하면 흐린 날이 있고, 흐리다가 다시 맑아지고, 바람이 불고 그러다가 비가 오기도 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면 불편하지만 적당한 비가 내려야 풍성한 자연 속에서 모든 동식물이 살아 갈 수 있기에 맑고 흐리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것이 반복되는 것이 날씨이다.

우리 인생도 날씨와 같아서 좋은 일만 계속 되지 않는다. 좋은 일이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에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고,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있었지만 금새 어려움이 사라지기도 한다. 희로애락이 반복되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지난 주간에는 크고 작은 태풍이 한반도 전체를 훓트며 많은 피해를 남기고 유유히 떠나 버렸다. 어떤 건물은 조립식으로 지었는데 바닥을 빼고 건물이 다 날아가기도 했다. 커다란 거목도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째 뽑히기도 했다. 농부들이 한 해 동안 자식처럼 키운 과실들이 다 떨어지기도 했다. 삽시간에 쏟아 부은 빗줄기는 도심 전체를 물로 잠기게 하고, 산위에서 토사가 쏟아지는 산사태로 길이 끊어지고 가옥이 사리지기도 했다. 전신주가 부러진 곳도 너무 많다. 이번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위력은 대단했고, 그에 따라 많은 인명 피해와 부상자를 내고 도저히 아물 수 없는 상처들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러나 엄청난 태풍이 지나갔어도 그 다음날이면 다시 자기 모습대로 서 있는 것이 있다. 바람에 쉽게 흔들리던 수풀들과 갈대이다. 수풀이나 갈대는 거목이나 전신주보다 약하다. 건물보다도 약하다.

어떻게 가장 약한 수풀이나 갈대가 태풍을 이길 수 있을까· 갈대는 바람이 불면 그 바람을 수용한다. 부드러운 허리를 꺾어 바람이 지나가도록 몸을 낮추어 준다. 갈대의 겸손이라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겸손한 갈대는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이면 거뜬히 일어선다.

태풍은 영원하지 않다. 태풍이 불 때는 다 끝장이 난 것 같지만, 인내하고 기다리면 지나간다. 지나가고 나면 다시 평온한 세상이 된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고난을 당할 때는 마치 태풍을 만난 것처럼 어렵고 힘이 든다. 그러나 연약한 수풀들처럼, 나약한 갈대처럼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고 인내하자.

'하나님은 교만한 사람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능력이 많으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때가 되면 하나님이 너희를 높여 주실 것입니다'(벧전5:5-6).

하나님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 갈 때 겸손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신다. 물질에 대한 지나친 욕심이나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을 높이려는 크고 작은 욕심들이 바로 교만이다. 그런 경우는 부러지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기 쉽다. 욕심을 버리고 가난한 마음으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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