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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 '묻어가기' 전략에 9월 인하론 '솔솔'

  • 웹출고시간2012.08.09 16:11: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국은행의 금리동결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불과 한달전 금리를 전격 인하할 때 시장에선 한은에 대해 '뜬금없는 대응' 또는 '뒷북 금리 인하'라는 혹평을 내렸다. 그렇다면 한달이 지난 현재는?

미국 FRB와 유로존의 ECB가 최근 경제 흐름에 대해 '할듯말듯' 제스처만 취하면서 이렇다 할 금리정책이나 통화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 결정을 앞두고 '한은이 묻어가기'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8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3년5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7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내린 이후 다소 신중한 조치다.

최근 유로존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상황 속에서 선진국의 정책 대응은 물론 7월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를 두달 연속 인하할 경우 시중에 실물경기에 대한 위기감을 과도하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이 도박을 해야 할만큼 현재의 경제환경이 급박하지는 않다는 상황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경제는 이미 '빨간불'이다. 수출과 내수 부진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가 관찰됐다. 결국 하반기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인하가 불가피한 만큼 '9월 금리 인하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경제, 성장세 둔화됐다"

유로지역 재정위기 장기화와 신흥국 경기 둔화 우려는 연초부터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우 소비심리가 약화되면서 민간소비가 위축돼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이다. 유로지역은 5월 중 생산과 소비, 수출이 소폭 증가로 전환됐지만 각종 심리지표가 악화되는 등 경기 부진이 심화됐다. 신흥시장 역시 선진국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다만 지난달과 달리 이달 '통화정책방향'에는 "성장의 하방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문구 대신 "세계 경제의 회복세는 매우 완만할 것"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미국의 경우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 지표 등이 회복세를 이어갈 지가 관심사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기준금리 인하 대신 동결을 선택하면서 그동안의 조치들이 금융시장에 어떤 효과가 있는 지를 가늠하고 있다.

문제는 대외 환경에 취약한 국내 경제다.

김중수 총재는 "국내 경제는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과 내수의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향후 유로지역 리스크 증대와 주요 교역 상대국 경제의 부진 등으로 경제성장률(GDP) 갭은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7월중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8% 감소했고, 하루 평균 수출도 18억6000만 달러로 2010년 12월(18억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 등으로 수입도 5.5% 감소하면서 수출입차는 불황형 흑자(27억5000만 달러) 양상을 보였다.

고용 사정은 다소 양호하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도 감소했다. 6월 중 설비 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감소하면서 6.3% 하락했고, 건설투자 역시 3.3%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등이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0.4% 하락하는 등 내수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다.

그나마 물가가 1%대에 머물며 안정된 수준을 유지한 것은 다행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 1.5%로 2000년 5월(1.1%)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선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으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은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이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1개월 시차를 두고 0.07 0.21%포인트 확대된다. 하지만 한은은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매달 낮아지면서 매달 0.1%포인트씩 내려가 3.6% 수준"이라며 "아직까지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선 9월 금리 인하 '유력'

관건은 9월이다. 8월은 건너뛰었지만 시장에선 다음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오석태 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에 이어 3분기 GDP 성장률도 둔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GDP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6%로 하향 조정한다"며 "9월에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4분기 중에 추가적으로 25bp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25bp의 금리인하만으로는 대내외 경기둔화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현재의 국내외 경기둔화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내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2.5%까지 인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금리인하의 시기와 폭은 유럽의 재정위기 전개방향과 세계경제의 흐름에 달려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단기국채 매입으로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얼마나 하향 안정될 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 지원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인지가 앞으로 지켜볼 변수다. 국내에선 가계부채의 부실화 정도와 부동산 가격의 하락 속도에 따라 금리 인하 강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김중수 총재는 "2010년, 2011년에 비해서는 환율 변동폭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이 굉장한 안정돼 있다"며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특성상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만 성장하기 어렵다. 수출과 내수 간의 보완과 협조 관계를 이루면서 경제를 잘 지탱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시스(http://ww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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