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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23 18:22: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최운성

한전 충북지역본부 청년인턴

부릉부릉~, 위~잉, 덜컹! 내가 근무하는 한전 충북지역본부 자재센터의 아침을 여는 소리다.

대형 트럭의 엔진 소리, 무거운 자재들을 옮기는 크레인 소리, 그리고 크고 작은 여러 자재들이 서로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어울려 만들어 내는 굉음의 오케스트라다.

내가 일하는 자재센터에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변압기나 전신주부터 손가락만 한 크기의 작은 볼트까지 전기에 관련된 다양한 자재들이 입고되고, 동시에 필요한 곳으로 출고되기도 한다.

충북에 있는 자재센터는 여기 한곳뿐이기 때문에 내 고장 충북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전기 관련 자재는 이곳을 거쳐 간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여기서 빠져나간 자재들은 각각 필요한 곳에 보내지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데 맡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자재센터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는 그 자재들이 필요한 곳으로 가도록 들고 나르고 옮기며 생기는 것들이다.

그러니 그것이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곧 우리 생활에 필요한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내가 그 소리를 찬란한 빛이 되는 오케스트라라고 표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실 처음 이곳 자재센터로 배치 받았을 때에 그 소리가 아주 큰 장애물이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집중도 안 되고 말을 알아들을 수 없게 만드는 탓이었다.

가뜩이나 처음 보는 자재와 부속품들이 많아서 설명해 주시는 직원분의 말을 듣고 적기에 바빴는데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서 못 알아듣고 설명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래서 당시의 나에게 이 소리는 짜증을 유발하는 소음일 뿐이었다.

하지만 시끄러운 소음도 힘찬 오케스트라처럼 들리기 시작한 계기가 있었다. 일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돼가는 시점이었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음과 사람들의 외침이 어느 정도 귀에 익숙해지고 있던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배경음악처럼 항상 들리던 시끄러운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날 재고조사 일정 때문에 입·출고가 잠시 미뤄졌던 것이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땡볕에서 땀 흘리며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기 때문에 하루라도 들리지 않길 바랐던 나였다.

그러나 평소의 바람과는 다르게 자재센터의 고요함이 너무나 이상해서 이질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다 문득 '여기서 자재가 출고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기공사에 필요한 자재가 없으니 공사가 중단될 것이고, 결국에는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점이다. 자재센터를 울리던 시끄러운 소리가 결국에는 전기가 되고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 후로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고된 작업을 해도 마음만은 굉장히 즐겁고 뿌듯하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던 소음들을 음악처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땀에 흠뻑 젖을수록 더 큰 소리가 나고, 그것이 세상에 필요한 전기가 되고 에너지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사정이나 전기 절약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한여름 무더위에 에어컨 한번 틀지 못하면서도 이곳 직원분들께서 웃으며 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찜통더위 속에서 어떻게 일해야 할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나나 이곳 직원분들이나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우리가 흘릴 땀방울과 자재센터에서 울리는 소음이 가져오는 참된 가치를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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