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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12 18:57:5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태원

춤비평가·'공연과 리뷰' 편집인

일반적으로 한국무용 중 역사성이 밴 춤들을 전통춤이라 칭한다. 이 속에는 궁중무·민속무 또 근래에 그것들에 기반해 재구성되거나 창작된 춤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것들을 좀 세부적으로 보게 되면 비교적 근자에 만들어진 춤들이 많음을 보게 되는데, 나는 이것들을 '신전통무'라 따로 칭하고 있다. 지난번 청주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에서 보여졌던 조택원·송범의 춤이라든지, 이번 제64회 목요정기공연에서 보여졌던 월북무용가 최승희, 그리고 전 국립무용단장이었던 국수호, 현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인 김평호의 춤들이 그렇다 하겠다.

이번 공연의 1부에서 보여졌던 최승희의 안무·백홍천 지도의 <쟁강춤>, <장검무>를 비롯, 국수호 재구성·안무의 (국수호류)<입춤>, <구정놀이>, 그리고 김평호의 <장고춤>이 모두 이 범주에 들겠다고 하겠는데, 나로서는 1부의 공연에서 적지 않은 흥미로움과 강한 인상을 느꼈다. 곧 녹색·다홍빛 의상을 입고 화사한 용모를 지닌 김혜경을 중심으로 10여명 이상의 무용수들이 대칭적으로 배치되어, 평사위의 한국춤짓에 굵게 꿈틀거리는 흥취감을 삽입시키려 했던 <입춤>과 청주시립 5인의 남성 무용가(강민호·박정한 등)들이 벗은 몸으로 역동적인 북춤을 보여준 <구정놀이>에서 예전의 청주시립무용단에서 볼 수 없었던 남성적 역동성이 배어나왔고, 재일무용가 백홍천의 지도로 올려졌던 <쟁강춤>과 <장검무>에서는 애련한 동양적 정서 속에 유연한 릴렉스감과 함께 마임적 동작 및 표정이 실린 스피디하고 생동감 있는 최승희춤 특유의 미(美)가 표출되었으며, 타악의 예인 김평호의 <장고춤>에서는 다홍빛 의상을 입은 여성 군무의 일사분란한 움직임과 절도 있는 리듬감으로 신무용적 춤의 단기(單技)를 지양하고 있는 새로운 감각의 장고춤 군무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렇게 만들어진 5개의 신전통춤 레퍼토리를 지난 송범전에서 올려졌던 레퍼토리와 합하면 청주시립무용단은 지역 춤단체로서는 이미 적지 않은 '춤의 자산'을 확보한 셈이다.

이은 창작춤 <별꽃의 서(書)>는 이미 청주시립무용단이 몇 년 전부터 추구해온 지역적(향토적) 서정성을 지향한 작품이라 하겠다. 즉 자연과 인간적 삶의 조화를 시적이며 스펙터클하게 엮은 이 공연은 별꽃(김지성)·화광(박정한)의 사랑의 듀엣을 축으로, 그 주위의 여러 여성 정령들과 남성 무리가 군무를 이루게 되면서 이것이 춤을 통해 꿈을 좇는 한 아이(강유민/진서희)의 성장(成長)과 함께하게 된다. 공연에서 무대 위 공간을 가로지르는 별(이미선)의 환상적 비행, 어둠 속에 빛나는 금빛 별자리들, 남성적 에너지의 화신인 화광의 무리들과 여성적 에너지의 화신인 별꽃의 정령들과 나무의 정령들, 그런 속에 달의 여신(박현진)은 그 모든 것들의 우주 속 존재감을 공연의 끝에서 부푼 흰 의상을 입고 소담스럽고 화사한 춤짓으로 조화시켜 가려 한다.

김평호 예술감독과 청주시립은 이 창작춤에서 동화적이고 스펙터클한 일종의 '가족무용극'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곧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쉽게 춤을 대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왜 아이가 흰 뛰뛰를 입고 서양춤(발레)의 동작을 통해 자신의 춤에 대한 꿈을 좇으려는지에 대해서는 의아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 부분에서 애써 한국춤/서양춤의 구별을 두지는 않으려는 것은 일종의 대중적 감성의 획득을 염두에 둔 의도라 본다. 카리스마 짙은 강민호를 비롯, 김민우·이호현·이찬호 등의 화광 무리의 역동성, 종종 그와 대립되는 나무와 별꽃의 정령들인 지연정·손지혜·윤미라·김세희 등의 부드럽고 재치 있는 움직임들과 손병하의 흥겨운 멜로디의 음악, 그리고 밝고 컬러풀한 원동규의 조명과 명재임의 의상이 합해져서 나름대로 공연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었다. 좀더 뚜렷한 극적 플롯이 아쉬웠지만, 앞서 언급한 신전통춤의 레퍼토리와 창작춤을 조화시키면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려는 청주시립무용단의 노력은 이번 공연에서 충분히 읽혀졌다.

공연의 진행에 있어서 1부에 소품적 레퍼토리를 배치하고, 휴식 후 40분 정도의 창작춤을 넣는 것은 공연을 지루하게 하지 않으면서 레퍼토리적 소득을 얻고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구성 같다. 시민의 친화성 획득과 우수한 레퍼토리의 확보가 모든 직업무용단의 활동의 목표이기 때문에 더 그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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