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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10 13:54: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지은이) | 달 | 300쪽, 1만3천800원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제천 출신 작가 이병률이 여행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펴냈다.

이 책은 작가가 2005년 출간한 첫 여행산문집 '끌림'의 두 번째 이야기다. '끌림'은 2년 전 일부 내용을 보강해 개정판까지 펴내면서 스테디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피 끓는 청춘이 있는 장소라면 어디든 책장에 한 권쯤 무심하게 꽂혀 있는, 그런 존재감이'끌림'이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가는 여전히 여러 번 짐을 쌌고 여러 번 떠났고, 어김없이 돌아왔다. 그의 여권에는 80여 개가 넘는 나라의 이미그레이션 확인도장이 찍혔다.

이 책은 작가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작정하고 책상에 앉아 깔끔하게 정리하고 쓴 글이 아니다.

어느 나라 어느 길 위에 걸터앉아서 혹은 어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그것도 아니라면 낡은 침대에 몸을 누이고 그렇게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정제되지 않은 듯 생동감 넘치는 글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때 그곳의 공기를 함께 호흡하게 한다.

먹고 버린 라면 봉지에 콩을 심어 싹을 틔운 인도 불가촉천민들,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오히려 절반만 받겠다는 루마니아 택시 기사, 비행기가 좋아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 떠나거나 돌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할아버지, 아버지 혼자 다녀온 홍콩을 그대로 여행해보는 아들, 인터넷 랜선을 들고 숙소 꼭대기 층까지 걸어 올라온 예멘의 청년 무함메드 등….

이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슬라이드 필름 돌아가듯 다분히 아날로그적인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듯 하다.

산문집에는 유독 '색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작가는 스스로 "많은 색깔에 물들었으며 많은 색깔을 버리기도 했다"고 말하고 있다.

가지고 사는 색깔이 많은 만큼, 세상에 뿌려진 물감들에 대해 작가는 어떤 이야기들이 하고 싶었을까.

집으로 배달되어 온다는 부끄러움 많은 '분홍', 사랑이 시작됨과 동시에 방망이처럼 닥치는 몸살의 '주황', 누구를 강렬하게 좋아하는 마음과 같은 색을 공유하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의 심장의 통증, '빨강'까지.

또한 낯선 곳에서의 낯선 사람들과의 이야기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가의 주변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를 꺼내놓고 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읽으면, 누구나 알 법한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도 그렇게 조금은 작가의 삶에 발을 담그게 될 것이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이 작가는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좋은 사람들', '그날엔'이 당선돼 등단했다.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등이 있고 11회 현대시학 작품상을 수상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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