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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08 18:08:4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천년의 약속이 흐르는 뱃길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연결시키려는 경인아라뱃길 개척 노력은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 최초의 경인 아라뱃길 개척시도는 800여 년 전인 고려 고종 때 시작되었다. 그 후, 여러 번 시도되었지만 인력과 기술의 한계에 부딪히다 마침내 지난 2012년 5월 25일 민족 천년의 꿈인 물길이 공식 개통되었다.


아라뱃길은 인천 서구 오류동을 시작으로 서울 강서구 개화동(한강)까지 총 18km(폭80cm, 수심6.3m)다. 2009년부터 시작된 사업은 2012년 완공되었다. 총 사업비 2조 2,458억원이 소요된 대공사였다. 18㎞뱃길을 중심으로 약 140만m2에 이르는 친수공간에는 대형 공원이 6개, 파크웨이, 포켓파크 22개가 조성돼 있고, 36㎞의 자전거 길도 열렸다. 그야말로 볼거리, 즐길거리, 휴식시설이 가득한 아라뱃길은 단순한 뱃길이 아닌 복합관광문화공간이 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본지 윤기윤 기자가 지난 주말 경인아라뱃길을 다녀왔다.

바다부터 한강까지


경인아라뱃길의 시작점은 인천연안부두였다. 연안부두가 점점 멀어지면서 괭이갈매기들이 줄곧 여객선을 따라왔다. 갈매기들이 노리는 주요먹이는 바로 새우깡이다. 우리 고장 단양에 '단양 8경(景)'이 유명하듯, 아라뱃길에도 '수향 8경(景)'이 새로운 명물로 부각되고 있다. '수향(水鄕)'이란 말 그대로 물길이 아름다운 지역에 조성된 마을이란 뜻이다. 그만큼 뛰어난 경관과 아름다운 물길, 하천 주변에 조성된 다양한 볼거리가 풍성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수향 8경'중 1경이 서해바다에 드리워진 인천대교와 새로운 낙조명소인 서구 정서진이다.

인천대교

바다 위 끝없는 교각 사이로 석양이 물드는 인천대교의 풍경은 가히 1경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다. 수향 2경은 '인천여객터미널'이라지만, 조금은 억지스러웠다. 인공섬인 아리빛섬을 지나 갑문에 이르자, 선객들이 술렁였다. 난생 처음 보는 갑문이 아니던가. 그럴 법도 했다.

갑문체험

열리는 갑문

배가 갑문에 들어가자마자 '쿵쿵' 소리를 내며 뒷문을 닫아버린다. 거대한 감옥에 갇힌 형국이다. 선원들은 재빨리 '출입통제' 팻말을 걸어 놓고 갑문 위쪽에 고정용 줄을 던진다. 그 모습이 참 원시적이다. 마치 카우보이가 말달리면서 소에 목줄을 거는 것처럼. 배에서 던진 로프를 위쪽에서 고정시키면 갑문 벽면에서 물이 솟구쳐 오른다. 수면이 차오르면서 배가 풍선처럼 둥실 떠오른다. 약 15분 정도면 운하의 수위와 똑같아진다. 원리는 간단하다. 갑문 아래쪽 수로를 통해 물이 역류하여 자연스럽게 수위가 평행으로 맞추는 것이다. 바로 균형을 맞추려는 수압의 힘이다. 인공이 아닌, 자연의 원리를 그대로 이용한 것이다. 마침내 수위가 같아지자, 앞쪽 갑문이 열리면서 신세계가 펼쳐졌다. 드디어 아라뱃길이 모습이 아득하게 보였다. 마침내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가 눈앞에 그 자태를 드러낸 것이다.

아라뱃길의 여정(旅程) '수향 8경이 벗'


운하를 맞이한 첫 느낌은 묘한 이질감이었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어색한 옷을 입은 불편한 느낌이었다. 양쪽으로 조성된 둑은 인공의 흔적이 역력해 거슬렸다. 어쩐지 강변의 편안함보다 콘크리트 숲에 감싸인 거부감이 밀려들었다. 정작 불편했던 것은 배 아래로 흐르는 물색이 검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만든 것에 대한 자연의 항변(抗辯)처럼 보였다. 인공의 운하는 한동안 그저 밋밋했다.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야 인간이 만든 상처를 자연 스스로 치유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조성된 '수향 8경'이 여행의 지루함을 달랬다.

아라폭포와 교각

'수향 3경'은 '사천가람터'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수상분수와 무대, 그리고 매화동산이 눈길을 끈다. 바다갈매기들은 이미 운하에 접어들어 내륙의 한가운데 접어들었지만, 끊임없이 따라왔다. 새우깡의 위력이 새의 본능조차도 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수향 4경(아라마루와 아라폭포)'은 인공의 절정이었다. 높은 계곡 위 원형의 전망대(아라마루)는 보는 것만으로 아찔했다. 관람객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선객은 아득한 하늘 위에 떠있는 듯한 그들과 인사했다.

아라폭포

그때 들려오는 굉음의 원천지는 바로 아라폭포다. 국내 최대의 인공폭포답게 웅장했다. 아라폭포의 수변산책길은 인공폭포 안쪽으로 데크로드가 조성되어 마치 물길을 걷는 느낌을 선사할 것만 같다.

뱃길과 함께 조성된 '명품 자전거 길'

엘리베이터가 있는 계양대교

'수향 5경'인 수향원은 겹처마 팔각지붕으로 이루어진 수향루가 으뜸이다. 주변에 초정, 화계, 송림 등 한국적 풍취와 기품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계양대교와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계양대교에는 교각 좌우에 4개의 엘리베이터가 있고, 최상층에는 전망공간도 갖추어 놓았다. '수향6경'인 두리생태공원도 반가웠다. 아라뱃길에 지류로 연결된 굴포천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하지만 별도의 나룻배로 이동해야 그 깊은 맛을 제대로 알 것 같았다. 아라뱃길의 최종 도착지는 한강과 연결된 여의도까지다. 하지만 여객선은 아라김포여객터미널(7경)까지가 종착역인 셈이었다. 이곳에서 한강까지는 다시 유람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마지막 8경은 유람선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아라한강둔치'였다.

뱃길만 좋은 것이 아니다. 뱃길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와 인라인 도로는 그야말로 환상의 코스가 될 것이다. 폭 5~8m, 총 연장 41.3㎞의 자전거-인라인-보행로가 단절 없이 한강에서 서해까지 연결되어 있으니 새로운 여행길이 탄생한 셈이다. 한강에서 서해까지 자전거로 도착하는 시간은 불과 1시간 정도란다. 그 풍부한 레저의 인프라가 충북의 한 사람으로 마냥 부러웠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아라뱃길 여행팁

-아라뱃길을 여행하는 길은 두 가지. 먼저 인천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것과 김포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것. 왕복은 다소 지루한 감이 있어 편도가 좋다. 인천에서 여객선을 타고 출발하여 김포터미널에서 내리면, K-water에서 제공하는 리무진버스로 다시 인천연안부두까지 데려다 준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배는 약 1시간40분, 버스는 약 40분정도 걸린다.

-김포터미널에서 3회(오전11시, 오후2시30분, 오후4시30분), 인천터미널에서 3회(오후1시, 오후 3시, 오후4시40분)출발한다. 요금은 일반 16,000원, 어린이 8,000원이다.

-아라뱃길 문의 : 김포 031)985-0042, 인천 032)569-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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