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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도 예보도 '우왕좌왕'

'550억 슈퍼컴퓨터', 한치앞 못 내다봐
기상청 "대기불안정으로 예측 힘들다"

  • 웹출고시간2012.07.05 21:00: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도내 대부분의 지역에 걸쳐 장맛비가 내린 5일 청주 성안길에서 형형색색의 우산을 쓴 시민들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104년만의 가뭄을 해갈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장마'의 기세가 신통찮다. 대기 불안정 탓에 장마전선이 '우왕좌왕'하고 있어서다.

덩달아 기상청도 '갈지 자' 행보다. 예보가 어제, 오늘 다르다. 오래된 가뭄 탓에 기상청 슈퍼컴퓨터도 더위를 먹은 모양이다.

청주기상대는 지난달 30일 첫 장마를 예보했다. 이날은 정확히 맞혔다. 도내 평균 46㎜가 쏟아졌다. 하지만 7월 예보는 계속 오락가락이다. 주간예보가 매일 바뀐다. 어쩔 땐 아침과 저녁 예보가 다르다. 550억원짜리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도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꼴이다.

청주기상대는 지난달 29일 오전 6시, '7월1일~6일'의 주간예보를 발표했다. 1일에 비가 내린다고 했다. 그러나 상황은 금세 바뀌었다. 오후 6시 비 소식을 서둘러 철회했다. 이때 만해도 6일까지 비 예보는 없었다.

상황은 이튿날 또 바뀌었다. 5일 비를 예보했다. 그리곤 이틀 뒤 4일, 5일, 6일로 늘렸다. 하지만 4일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도내 몇 차례 국지성 소나기를 제외하고, 몇 번이나 장마 예보를 틀렸다.

6월에 내놓은 7월 장기예보도 빗나갈 처지다. 5~6일엔 도내 30~80㎜, 최고 120㎜의 장대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12일까지 비 예보가 없다. 도내 전반적으로 볼 땐 '7월 상순(1~10일) 강수량이 평년(80~93㎜)보다 많을 것'이란 장기예보가 틀릴 가능성이 높다.

'엉터리 예보'에 대해 기상청도 나름 할 말이 많다. 한반도 북동쪽에 위치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발달, 가뭄과 장마 예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해명이다. 비구름을 머금은 서쪽 기압골은 5~6월 내내 오호츠크해 기단에 막혀 한반도를 벗어나며, 104년만의 가뭄을 불러왔다.

장마전선의 북상도 막혔다.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만나 장마전선을 형성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좀처럼 올라오지 못했다. 이 탓에 올해 중부지방 장마 시작일이 평년보다 5일가량 늦었다. 청주기상대 예보관은 "오호츠크해 고기압에서 비롯된 대기 불안정으로 장마전선의 이동경로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기상 장비도 문제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해담'과 '해온'의 성능은 올해 세계 55위, 56위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24계단 떨어졌다. 지난달 1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세계 슈퍼컴퓨팅 컨퍼런스(ISC)' 평가 결과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3월 청원 오창에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를 지었다. 550억원짜리 슈퍼컴퓨터 3호기(해담·해온, 미국 크레이社)로 세계 7~10위권 기상선진국을 꿈꿨다. 요즘 날씨 예보를 보노라면, 기상청의 꿈은 '일장춘몽(一場春夢)'에 가깝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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