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7.08 15:42: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남필화

충주소방서 현장대응단장

강원도 양양에 있는 낙산사 경내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법어가 있다. 다름 아닌 '길에서 길을 묻다'라는 문구이다. 참으로 많은 의미를 던져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문화생활도 모두가 길을 중심으로 형성돼 뻗어나간 것이다. 길은 우리 인류가 이동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정착생활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이렇듯 중요한 길이 지금은 현대 문명의 이기와 인간들의 무분별한 질서의식으로 인해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는 무서운 무기로 돌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소방은 '소방통로'라는 길에서 국민의 안전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아직도 우리들 기억에 생생한 인천시 인현동과 서울시 홍제동 화재사고시 인명피해가 확대된 주요인이 바로 소방차 진입이 곤란해 야기된 참사였기에 정부에서는 주차 단속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소방공무원에게도 주정차 단속권이 부여되었고, 2011년 7월 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주요 단속대상은 '소화전 주변 및 소방도로상 불법 주정차' '굽어진 도로, 이중주차, 양면주차 등 소방차 진입에 방해를 받는 장소' '기타 소방차량 긴급출동시 장애가 되는 불법 주정차 지역'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단속차량에는 차종별로 4만원에서 5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방통로 확보를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는 전혀 어렵지가 않다. 소방 긴급차량 출동 시 좌·우측으로 피양해야 하며, 이면도로 양면주차 금지, 아파트 주택가 등 진입로(곡각지대) 주정차 금지, 아파트 소방차 전용구간 황색선 설치 및 주차금지 등을 준수해야 한다. 소방차 길 터주기가 불편이 따를 수도 있지만 나와 가족,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주택가 골목길, 상가, 공장 밀집지역 등의 도로가 협소하고 불법 주·정차 차량과 노점행위로 인한 소방차량 통행 곤란으로 소방차량 진입이 지연돼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듯 소방차출동로가 확보되지 않는 문제점으로는 차량증가와 불법주정차, 국민들의 양보의식 부족 등 긴급차량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전 불감증의 원천에는 우리가 누리는 현대문명의 이기가 한 몫을 한다. 현대사회가 발달할수록 증가하는 자동차가 불러오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소방차 통행의 지연에서 오는 소방활동의 어려움과, 이웃과의 소통, 가족간의 대화 단절에서 오는 정신의 황폐화에 따른 자살사건과 묻지마 방화, 전기, 가스 등 안전을 무시한 사용에서 오는 각종 화재나 안전사고,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어 예상치 못한 폭설과 한파 등 기상이변이 모두가 편리만을 추구하는 우리 인간들에게 경고하는 자연의 준엄한 메시지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사건에는 인과관계가 있기 마련이듯 각종 재난과 사고들은 우리들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재나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는 꼭 필요하며, 나부터 지키면 지킬수록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은 지속될 것이다.

길은 모두의 것이다. 특히 소방통로는 국민의 안전을 위한 생명의 소통로요, 비상구인 것이다. 길이 모든 위험과 제약으로부터 안전한 통로가 될 때 비로소 길은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리라. 이에 주민들께서도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갓길로 서행하거나 정지해 긴급차량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길 터주기를 소망해 본다. 국민의 안전을 소방당국에만 의지하기 보다는 이슈가 되고 있는 '소방통로 확보'라는 과제 앞에 국민들 스스로가 주변을 돌아보고 안전을 물어보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이제는 정착할 때가 되었다. 이것이 내 가족과 이웃 모두가 공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