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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회인중학교 교사

『빨강머리 앤』은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쓴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주근깨 투성이에 빨강머리 고아인 앤이 그린게이블즈에 입양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수다쟁이에 엉뚱한 상상을 즐기는 천진난만한 앤은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입양부모의 마음을 얻게 되고 점차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간다. 공상가이자 낭만파인 앤은 집과 학교에서 크고 작은 실수를 연발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주위의 귀여움과 사랑을 받는다. 친구들과 이야기클럽을 만들어 이야기를 창작하고 연극을 공연하면서 리더십과 선의의 경쟁심을 발휘하기도 하고, 다이애나라는 절친과 평생 동안의 우정을 쌓게 된다.

앤의 이러한 재능을 알아챈 양부모는 교원양성학교에 진학시키고, 앤은 자신을 길러준 양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여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학교에도 진학하게 된다.

그러나 앤은 자신만의 진로에 욕심내지 않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양부모를 위해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고향의 학교에 교사로 부임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풋내기 교사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앤은 가르치는 동안 삶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눈높이를 맞춘 교육으로 존경과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절대 체벌은 하지 않겠다던 맹세를 깨트리고, 가르치는 학생의 종아리를 때리면서 교사로서의 어려움을 절감하기도 한다. 또한 두 명의 어린 말썽꾸러기 고아들을 맡아 기르면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아이들이 이해할 때까지 차근차근 타일러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앤은 이러한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주위의 사람들을 도와주고 포용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소설 『빨강머리 앤』은 내가 교직에 입문하게 된 동기를 제공한 하나의 이유가 되었으며, 학생들에게 권장하는 도서 목록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와 우정, 가족간의 사랑, 학교에서 벌어지는 잔잔한 에피소드 등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매우 친근한 소재로 감동을 줄 수 있다. 그래서 해마다 새롭게 만나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앤의 엉뚱하지만 순수함과 열정,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들려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던 것 같다.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앤은 한부모가정, 조손가정도 아닌 고아라는 최악의 환경조건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처지에 낙담하지 않고 멋진 상상력으로 절망을 이겨내고,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어엿한 교사로 성장하였다.

이처럼 『빨강머리 앤』은 내게 있어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환경에 낙담하지 말아라!', '꿈을 가져라!', '가족과 친구들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어라'고 요구하는 롤 모델이다.

어릴적부터 동경해왔던 앤처럼 나는 과연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긴 시간 동안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았는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멋진 미래상을 제시하고 꿈을 불어넣어 주었는가· 혹시 아이들이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예의가 없다고 혼자 섭섭해하며 변하는 세태만을 탓하지는 않았는가 하고 되돌아본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빨강머리 앤』처럼 지치지 않고 내게 맡겨진 아이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지켜보며, 그 자체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불굴의 교사'가 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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