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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6.24 18:25: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현숙

복대중 교사/교육학 박사

오늘 아침, 출근 인사를 하며 들어오는 한 선배교사의 질문. "강선생! 북한이 못 쳐들어오는 이유가 뭔지 알아?" 이런 저런 답을 떠올리고 있는데 그 선배교사가 웃으며, "정답은 중학교 2학년!"이라고 말했다. 요즘 중학생들의 생활지도가 하도 힘들다 보니 나온 우스갯소리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학생, 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언·폭행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신문 1면에는 "XX년아 왜 시비 걸어 계급장 떼고 맞장 뜰까"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핵심은 학생들이 교사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맞장 뜨자"고 해서 "교실에 들어가기가 겁이 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가 하면 여중생이 복장불량을 훈계한 여교사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휘어잡아 실신에 이르게 하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언론을 통해 드러난 사건보다 학교에서 쉬쉬하고 넘어가는 사안이 더욱 많다는 점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4월 8일 발표한 '2011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1년 22건에 불과했던 교권침해 건수가 해마다 늘어 지난 2011년에는 287건을 기록했다. 또한 올해 스승의 날 3,721명의 유·초·중등 및 대학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사기 및 만족도 수치가 조사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유일한 수단이 '교권'인데, 학교교육의 붕괴로 이미 교권은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교사에 대한 폭언·폭행은 단지 해당교사의 인권과 교권을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선량한 다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여 학교교육을 약화시킨다. 개탄스럽기 짝이 없는 현실에서 방종한 교실과 무너진 교권을 어떻게 바로 세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필자는 교권수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이 살아야 한다. 과거 대부분의 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가족 간의 의사소통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가정교육의 부재로 학생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방법조차 배우지 못하게 되었다. 학부모가 솔선하여 교사에 대한 신뢰를 자녀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일주일에 단 한번이라도 '너희 선생님이 최고다.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라고 말해보자. 선생님에 대한 불신은 교권 추락은 물론 자녀의 미래도 암울하게 만든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직사회 스스로 전문성 향상과 학생 지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교권은 부여되기에 앞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인정받아야만 영향력과 지속성이 있다. 교권이 무너진 현실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와 열정, 믿음을 가지고 문제행동학생 지도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도 자체를 포기해서는 결코 안 된다.

셋째, 학생중심의 다양한 동아리 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주로 인터넷과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에서 학업 스트레스를 푼다. 때문에 폭력적인 장면에 쉽게 노출되고, 약자를 지목해 괴롭히는 '왕따'를 즐기는 등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

넷째, 교권 침해를 포함해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는 인성교육과 관련이 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방법을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공동체 규칙을 지키고, 자신의 욕구를 절제할 줄 알도록 해야 한다.

교사에게 교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올바른 교육 실현은 요원하다.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당장의 학업 성과보다 인성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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