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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6.24 16:38: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올해는 직지가 프랑스에서 세상에 빛을 보기 시작한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고인쇄박물관이 개관한지 2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1972년은 직지가 제2의 탄생을 맞이한 해이다. 유네스코에서는 1972년을 '세계 도서의 해'로 지정하였고, 그 본부가 있는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에서는 이것을 기념하여 "책"이라는 제목으로 1972년 5월 17일부터 10월말까지 약 6개월 반 동안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여기에는 기원전 2000년의 파피루스를 비롯하여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책의 발달사를 조명할 수 있는 세계 각국의 도서 약 720여점을 엄선하여 전시하였다.

한국의 자료는 직지와 경국대전, 여지도 등 모두 3점이 전시되었다. 이 전시에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직지였다. 왜냐하면 당시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은 금속활자의 발명을 독일 구텐베르크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금속활자의 발명이 구텐베르크가 아니라, 코리아(고려)라는 것이 직지로 인해 밝혀진 것이다. 직지의 실물이 공개되면서 1377년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책 전시에 대해 프랑스 TF1(프랑스에서 제일 오래된 TV방송)의 루이 두셰 기자는 1972년 6월 1일 방송에서 "교과서에 나오는 것처럼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 인쇄술의 발명가가 아닙니다. (직지를 가리키며) 자, 여기 증거가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의 흥덕사라는 절에서 1377년에 금속활자로 인쇄한 책입니다. 구텐베르크의 발명보다 78년 앞섭니다. 우리는 금속활자의 영광을 이제 동양의 한나라(한국)에 돌려줘야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국내언론에서도 직지에 대해 대서특필을 하였다. 이에 국회도서관장 등 관련 학자들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하여 직지가 전시된 모습을 관람하고, 귀국하여 글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또한 직지의 마지막장 사진을 입수하여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관련학회에서 1972년 7월 1일에 학술회의도 개최하는 등 금속활자 인쇄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물론 국내 학자들은 상정예문 등의 기록을 통해 13세기 초에 금속활자로 인쇄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고려시대 금속활자 인쇄본의 실물은 접하지 못하였다. 이런 가운데 실물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확인됨에 따라 학계에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프랑스에서 전시회가 끝나고 연말에 박병선 박사가 직지의 흑백사진을 가지고 귀국하여 국회도서관에 감정을 의뢰했다. 관장을 포함하여 세 명이 동일한 책의 사진을 가지고 감정한 결과, 목판본, 목활자본, 그리고 금속활자본 등 의견이 각각 달랐다. 이에 20여명의 관련학자들이 다시 감정하여 금속활자본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직지 사진을 문화공보부에서 구입하고, 문화재관리국에서 1973년 봄에 영인본을 발간하였다. 여기에는 천혜봉교수가 프랑스로 전래된 경위와 금속활자본임을 증명하는 자세한 내용을 수록한 해제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영인본이 1985년에 직지의 간행처인 청주 흥덕사지를 찾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1973년 7월에 프랑스 동양학회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29회 동양학국제학술회의'를 파리에서 개최하였는데, 이때 62개국에서 4천여명이 참석하였다. 여기에서 박병선 박사는 '옛 한국의 활자인쇄'라는 글을 발표하면서 직지의 특징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였다.

직지는 조선후기 프랑스 외교관에 의해 수집되어 파리 만국박람회에 공개 전시되었고, 앙리 베베르의 손을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1972년 세계도서의 해에 전시되면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아 "금속활자 발명국, 코리아"라는 세계사를 다시 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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