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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시인·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흑룡의 해라 그런가? 금년 봄은 유난히도 짧기도 하거니와 나라와 사람들을 온통 열병을 앓게 했다.그렇게도 춥고 길었던 겨울을 이겨내고 피워 올린 꽃과 초록들에 경탄할 겨를도 없이 어느새 녹음방초의 길로 저만치 달려가고 있음이니.

돌아보면 국가적으로는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4.11총선과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선거에 각 당들이 치루고 있는 원내대표 경선과 당대표 경선 등이, 지역적으로는 충북문화재단 공모사업 심사로 불거진 문화예술인들 간의 불협화음과 지역의 최대 관심사인 청주 청원의 통합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 결정 등이 모두 금년 봄에 발화되어 역사적 분수령이 될 만큼 활활 타올랐거나 일부는 잿속에 가려진 화롯불처럼 잠복되어 있다. 이처럼 금년 봄은 국가와 지역의 명운이 걸려있는 굵직한 현안들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번 4.11 총선에서는 후보자의 자질문제와 박사학위 표절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선거과정에서의 불법 탈법 부정 등 형사적 사안이 아니면 유권자가 선택한 당선자의 신원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거가 끝난 후에도 학력의 진위가 아닌 지도교수와 대학이 인정하여 수여한 학위의 진정성과 도덕성에 대해 시민단체와 언론이 집중조명 함으로써 이런 관행에 철퇴가 내려졌다. 그만큼 이번 선거가 상대방 약점 캐기와 흠집 내기 등 여·야 간 사생결단의 이전투구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씁쓰레한 뒷맛도 없지 않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가 학문의 진정성과 순수성을 훼손하는 표절이나 대필 등 부끄러운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행위를 용인하지 않는 시민의식을 보여 주었다. 이는 우리 사회에 진일보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차제에 최소한의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고 학위를 남발하거나 양산하는 지도교수와 대학에도 일정부분 연대책임을 지워 학위에 대한 신뢰와 명예를 확보할 담론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촉구 한다.

이번 일로 아테네올림픽에서 화려한 돌려차기로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높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부산의 문대성 당선인은 잘 나가던 IOC위원과 대학교수직 마저 잃게 되는 등 추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도대체 국회의원이 무엇이 길래 부와 명예를 많이 쌓은 자가 혼탁한 선거판에 뛰어들어 저리 망가지는가 생각하면 탐욕이 불러온 사필귀정이라 하겠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된 정우택 당선인을 비롯해 현재 논문표절 시비에 휘말려 있는 야·야의 당선인들이 있다. 조속히 진위 여부를 가려 혐의가 없는 분은 국정에 전념토록 하고 그렇지 못한 분은 스스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기 바란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다.

민주와 정의를 부르짖던 투사들의 정치집단인 통합진보당이 아이러니하게 그들이 그렇게 혐오하던 부정선거 논란에 휘말려 큰 홍역을 치루고 있다. 부정을 승복하지 못하는 구당권파와 혁신아이콘으로 떠오른 신당권파 사이에 분당이라도 불사할 듯 극한대치 속에 있어 진보계가 온통 먹구름 속에 몸살을 앓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10%대의 국민지지를 받은 정당이다. 국민의 걱정을 잘 헤아려 참신하고 역동성 있는 참 진보의 길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참 진보가 있어야 참 보수도 빛남이니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용기요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은 더 큰 용기이니 명예를 소중히 하는 진보여 석고대죄하고 다시 일어서라, 서슬 퍼런 시대정신이 지켜보고 있다.

충북문화재단 발 문화예술계의 회오리바람도 나름의 상처와 교훈을 안겨주고 지나갔다. 지금은 고요하지만 언제든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면 또 다른 소요가 생성될 터 서로 소통하고 소통해서 상생과 공영의 예술문화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장르의 경계가 무너지는 융·복합문화 시대이니 창조적 에너지를 가득 충전하여 창작의 광야로 나가자. 이 또한 시대정신이다.

청주 청원의 통합이 네 번째 고개를 넘고 있다. 여전히 찬반논란은 있으나 도지사와 청주시장·청원군수가 진정성이 있어 보여 모양새가 좋다. 어차피 큰 틀에서 통합이 대의명분을 갖는다면 이번이야 말로 기회다. 어차피 한 몸이었던 청주시와 청원군이 아니던가· 하나 되어 함께 잘 살자는 것도 바로 시대정신이다. 그 시대정신을 남겨 두고 임진년 봄날이 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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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