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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천

청주상의 지식재산센터장

딸아이는 성격과 행동이 저를 꼭 빼닮았습니다. 아내는 딸아이가 아빠를 닮은 것에 불만이 많은가 봅니다. 아빠의 못된 버릇(?)을 따라하는 것이 못마땅한 듯 아내는 늘 입버릇처럼 "하여간 당신하고 똑같아"라고 핀잔을 줍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 딸이 성격 좋고, 장점도 많고, 잘하는 것도 많은 것 같은데 아내는 이런 면에 대해서는 저와 닮았다는 소리를 일체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내의 모습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딸아이와 저는 "딸, 엄마한테 혼나지 않으려면 잘하자" 라고 가끔씩 의기투합을 하고, 이런 모습에 아내는 아들녀석과 한편이 되곤 합니다. 어릴적부터 아들녀석은 엄마를 쏙 빼닮았다는 소릴 들을 정도로 성격과 행동이 엄마 판박이 였습니다. 우리집은 어느새 부턴가 이렇게 편(?)이 갈려 서로의 우군이 되어주곤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들녀석까지 저를 닮아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가끔씩 아들의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깜짝 깜짝 놀랄 정도니 말입니다. 딸아이와 아들녀석이 저를 닮아가는 것에 한편으론 기특하고, 아니 행복하기까지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저를 되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 합니다. 아마도 우리 아이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겁니다.

'아버지 요인(Father Factor)'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아버지의 태도, 행동, 가치, 직업윤리,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유형 등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 말은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스테판 B.폴터 박사가 처음 사용했습니다. 그는 24년동안 가족관계 연구에 매진하며 우리가 직업을 선택해 직장생활을 하고 의미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는 아버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테판 B.폴터 박사는 아버지의 유형을 성취지상주의형, 시한폭탄형, 수동형, 부재형(가족을 외롭게 하는), 배려하는 멘토형 등 5가지로 분류하였는데, 이러한 아버지의 유형에 따라 자녀들의 일하는 자세, 대인관계, 삶의 방법 자체가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성취지상주의형 아버지는 늘 똑똑해야 하고 힘이 있어야 하고 부자여야 하고 성공해야 한다고 집착해 아이를 절망과 수치심의 깊은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고 합니다.

시한폭탄형 아버지는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분노를 아내와 아이에게 내지르는 유형으로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는 늘 눈치를 보고 불암감을 느껴 자신을 의심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거나 주장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수동형 아버지는 양육은 물론 가정생활에도 개입하지 않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유형으로,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몰라 의사소통하는데 자신감이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해 정서적 유대감을 갖기 어렵다고 합니다.

부재형 아버지는 말 그대로 아이의 삶에서 떠나 가족을 외롭게 하는 유형으로,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깊은 상실감을 가지며 이를 방치하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배려하는 멘토형 아버지는 가장 바람직한 유형으로 전체 아버지 중 약 10%가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합니다. 아이는 안정감을 바탕으로 자긍심, 공감, 일관성을 가지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건강한 방식으로 추구하게 된다고 합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나는 어떤 유형의 아버지인가'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아버지라는 이름이 영원히 저에게 부담스러운 이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부쩍 저를 더 닮아가고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아버지인 제 자신을 잘 보듬는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큰 숙제인지도 모릅니다.

저를 바라보면서 인생의 롤 모델로 여기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잠든 모습을 보며, 좋은 아버지가 되고자 다짐하면서도 가끔씩 무너졌던 저의 모습이 떠올라 그저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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