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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5.16 18:53: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혜진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성경의 주기도문에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라는 구절이 있다. 나는 그동안 수없이 주기도문을 외우면서도 별 생각 없이 눈 감고 예배 시간의 한 순서로 습관처럼 외웠다. 어느 날 그 습관처럼 외우던 구절이 아주 크나큰 뜻으로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라는 말씀이 '내가 이웃들에게 용서한 것만큼만' 하나님께서도 나를 용서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웃의 잘못을 아주 조금 용서하거나 용서를 미뤄두고서 하나님께는 나의 큰 허물과 죄를 한꺼번에 몽땅 다 용서해 주시기를 바랐던 것이다. 아주 이기적인 기도였다는 사실을 요즘 깨달았다.

'상놈은 나이가 양반이다' 는 옛말이 생각났다.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일까? 요즘은 전에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반성되기도 하고 부끄러운 모습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누군가 나를 위해 따뜻한 웃음으로 다정하게 대해 주기를 바라면서도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웃음을 선물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는 데는 인색했었다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내 자신의 행동에는 늘 관대했고 타인의 언행은 정확한 잣대로 재려고 했었고 그리 해왔다. 그래서 상대가 조금이라도 빗나가거나 틀렸다싶으면 절대 용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가차 없이 질책하고 원망했다.

나는 나의 잘못을 누군가에게서 용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억울한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하루 빨리 문제를 해결하여 잘못된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심으로 가득 찬 모습이다. 나는 지금 누군가 용서할 일을 모두 용서하였는지 되돌아본다. 한 때 누구를 죽어도 용서 할 수 없노라고 미움을 마음에 담고 지낸 적이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내 자신이 더 괴로웠다.

용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용서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용기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용서는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미움의 대상을 용서하는 순간 그 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분노와 원한과 슬픔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는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을 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용서할 일도 뒤로 미루면서 행동한다. 우리가 꿈꾸는 핑크빛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용서 할 일 있으면 빨리 용서하고 하루하루를 편안한 마음으로 살다보면 행복한 미래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행복이란 실체는 손에 잘 잡히지도 않고 눈에 금방 보이지도 않지만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들의 가정이나 매일 출근하는 직장 안에 행복이 존재하며, 사랑도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있음을 눈치 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 없어서 아직 사랑을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좋은 사람을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 상대에게 다가가면 쉬운 일인데 말이다. 내 자신 변화시키기도 힘든데 타인을 내 맘에 들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상대의 변화를 기다리기 보다는 자신이 변화도록 힘써야 할 일이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큰 것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아주 작은 것, 미미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 것을 주고, 그 작은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사람에게 비로소 큰 것으로 축복해 준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작은 것에 감사함을 잊고, 크고 어마어마한 일이 생겨야 큰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서로 용서하며 사는 평범한 일상이 가장 큰 축복인데도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볼 일이다.

절대 내놓지 못하겠다며 움켜쥐고 있는 것은 없는지?

절대 질 수 없다며 질투하고 경쟁하는 대상은 없는지?

죽어도 용서할 수 없다며 미워하는 사람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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