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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5.09 16:53: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기원

시인 ·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흙먼지 자욱한 불청객 황사가 금년 봄 충북의 문화예술계를 강타하고 지나갔다. 그로 인해 세차한 차에 얼룩이 지듯 지역 문화예술계에 적잖은 앙금과 생채기가 났다. 그 황사바람은 충북문화재단의 공연장상주단체육성 지원 사업 부문 심사가 도화선이 되어 마른 땅에 산불 번지듯 회오리가 되었다. 지난해 문화재단 설립에 혼신을 바쳤던 전 충북도 문화예술과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의 일원으로서 그간의 일련의 사태에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한다.

예총 소속인 충북연극협회가 심사의 공정성에 공개적으로 이의제기를 하면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했고 급기야는 충북예총회원들이 상당공원에 집결하여 전례가 없었던 초유의 규탄결의대회까지 했다. 심사결과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느끼는 예총이 선공을 했고 민예총은 수비하는 형국으로 성명전을 주고받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의 한 축이었던 문화재단 팀장은 각종 심사업무에서 배제되었고 문상욱 예총회장은 사태의 장기화가 예총은 물론 지역문화예술계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과성명을 발표했고 이로 인한 예총회원들의 불만과 회장직 사퇴, 상임위원회의 재추대에 의한 업무복귀 등의 홍역을 치렀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충북문화재단은 업무추진의 신뢰성과 확장성, 예술단체들과의 친화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고 예총과 민예총은 본의 아니게 도민들에게 밥그릇 싸움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뼈아픈 상처를 남겼다.

예총과 민예총은 참됨(眞)과 선함(善)과 아름다움(美)을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영화 등 창작에 종사하는 예술인들이 모여 조직한 양대 결사체이다. 구지 구분한다면 예총이 순수예술과 개인 지향적이라면 민예총은 기초예술과 민중 지향적 조직이다. 그래서 예총은 보수적 가치를 민예총은 진보적 가치를 기저에 깔고 있다. 따라서 예총이 정적이고 시장 중심적 이라면 민예총은 동적이며 정의를 갈구한다. 모두 버릴 것 하나 없는 가치요 덕목들이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충청북도연합회의 약칭인 충북예총은 1962년에 설립되었고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충북지회의 약칭으로 불리는 충북민예총은 1994년에 창립되었으니 역사성이나 회원 수로 보면 예총이 형님뻘이고 민예총은 동생뻘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두 단체는 문화예술발전이라는 총론에서는 심정적인 공조를 해 왔지만 각론에서는 서로 상대를 의식하면서 상생발전 보다는 견제와 비판에 익숙한 처신을 해왔다. 그러던 두 단체가 지난해에 출범한 재단법인 충북문화재단 설립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재단 이사진에 공동으로 참여하면서 외형적으로는 공존·공영과 상생의 전기가 마련되었다. 화학적 소통과 협력은 시간이 요하더라도 물리적인 공론의 장이 확보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4월 30일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에는 청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청주민족예술제의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1층에는 민예총회원들의 미술작품과 사진 전시회가 2층에는 서예작품 전시회가 있었다. 많은 관람객 틈에 끼여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는데 오선준 청주예총회장이 예고 없이 평상복 차림으로 관람을 왔다. 그러자 이동원 청주민예총회장이 오 회장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했다. 음악가인 오 회장을 서예가인 이 회장이 성심을 다해 안내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아 그들에게 덕담을 건넸다. "참으로 향기로운 봄바람일세 그려, 앞으로 양 단체가 이런 모습으로 창작하고 교류하고 선의의 경쟁을 해서 충북의 문화예술을 꽃피우세"하며 굳은 악수를 나눴다. 어느 장르든 작품 속에는 작가의 열정과 예술혼이 깃들려져 있다. 문화예술 향유자와 소비자들은 좋은 작품과 훌륭한 작가를 만나면 기쁘고 행복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작가나 출연진이 예총 소속인지 민예총 출신인지는 안중에 없음이니 모름지기 예술가들은 각기 저마다의 예술혼을 치열하게 불태우고 예술단체들은 지역의 어려운 문화예술 현실을 타파하고 혁신해 나가는데 앞장서야할 터.

창작도 사람이 하고 도정도 문화재단 운영도 작품심사도 사람이 한다. 신뢰는 소통에서 싹이 트나니, 이해 당사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오선준 청주예총회장을 이동원 청주민예총회장이 성심을 다해 안내하듯 충북민예총 행사에 문상욱 예총회장이 충북예총 행사에 박종관 민예총회장이 서로 초청하고 참석하여 더 큰 미래를 여는 덕담과 화답을 주고받으시라. 돈이 들지 않는 이런 소통의 봄바람! 예풍아 불어라 민풍도 불어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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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